매거진 오늘 단상

어느 흔한 뒷담화에 대한 결론

2023.7.19.

by 하얀밤


#1 충격적인 A에 대한 이야기


"A씨가 말이죠..."


주변을 힐끗거리며 조심스레 다가온 B가

입을 손으로 가리며 말했다.

굽혔던 허리를 펴며 다시 한번 주변을 살피고는

안심했는지 목소리를 반 톤 높였다.


"아, 진짜 이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요.

제가 정말 많이 참았거든요."


B에서 들은 A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나는 A가 정의롭고 호탕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나 무능하고 사고를 많이 쳤다니.


A는 여전히 호인처럼 보였으나

내 눈에 색안경이 씐 걸 느낄 수 있었다.





#2 A의 반격


A가 더 이상 맡은 업무를 못하겠다고 돌발 선언을 했다.

지금까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이 그를 안쓰러운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B를 제외하고.


A를 위로하는 식사 자리를 만든다는 소문이 퍼졌다.

주축인 사람들은 정이 많은 좋은 사람들이었다.

식사 자리 이후에도 A에 대한 나쁜 말이 없었다.


나는 A에 대해 B가 한 말에 의심을 갖기 시작했다.

내가 A와 특별히 부딪친 일도 없고 말이다.


B가 너무 오버했던 건 아닐까?





#3 혼돈


B의 표정이 심각하다.

A가 또 해도 해도 너무 하다 한다.


B가 어떤 사람이냐,

맡은 일을 잘하고,

아는 것이 많아서 주변 사람을 잘 돕기도 하고,

부지런하고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다.


나는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4 결론


A와 B 모두, 나와는 잘 지내는 사람들이다.

내가 B에게서 들은 말을 사람들에게 옮기지 않은 이유는

A에 대해 내가 확실히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문제는 그들의 문제일 뿐,

내가 A와 거리를 둘 이유는 없다.



나도 A의 입장이 될 수 있다.

나도 다른 사람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특별히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들이 감당할 몫이다.

내가 못 듣는 곳에서 누군가 내 욕을 할 수도 있다.

내 귀에 들릴 정도로 심각한 게 아니라면 그 또한 그들의 몫이다.

나도 내 몫을 처리하고 사는 것처럼.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고,

직장은 돈만 버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얽히면 잠재적인 문제가 수만 가지 생긴다.

그 문제들은 해결책이 없을 때가 많고

굳이 해결할 필요가 없는 것들도 많다.


'사람이 모이면 갈등이 생기는구나', 여기서 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대체불가능한 여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