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 단상

'MZ오피스'와는 사뭇 다른 현실

2023.7.21.

by 하얀밤


● 31세 , 여, K 씨

예정에 없던 사업이 내려왔다.

담당자가 된 K 씨는 이미 맡은 일이 많은 사람이었다.

당황한 기색이었으나

"어쩔 수 없죠. 계획서 일단 한 번 올려볼게요." 하고는

이튿날에 계획서 초안을 보여주었다.

이미 내려온 사업을 쳐내기 어려운 사정을 안다며.

주변 사람 마음까지 편하게 해주는 고마운 K 씨에게

더 잘해주고 싶어졌다.



29세, 여, J 씨

J 씨가 하던 일이 퇴근 시간 이후로 딜레이 되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나는 가시방석에 앉은 듯했다.

J 씨 몫이라지만 먼저 퇴근하려니 미안했다.

J 씨가 내 마음을 읽은 듯 말했다.

"편하게 먼저 가세요. 내일 봬요."

싱긋 웃으며 장난스레 손가락 브이를 한다.

나는 아무래도 부원 복이 터진 것 같다.



● 28세, 남, A 씨

우리 실에 제빙기가 들어왔다.

제빙기가 역할을 하려면 누군가가 시간을 내어

택배 박스를 뜯고, 설치를 하고, 세척도 해야 한다.

덩그러니 놓인 택배박스를 보기가 그래서

한 시간만 있다가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A 씨가 뚝딱 설치까지 해냈다.

"첫얼음은 버려야 한답니다~"

우렁찬 목소리가 얼음처럼 청량하다.

책상 위에 하나씩 놓인 감자도 더 맛있어 보인다.

A 씨가 삶는 김에 나눠먹으려고 많이 삶았다는 그 감자.

A 씨와 결혼할 누군가가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TV에서 희화화되는 MZ세대 같은 사람이

직장에 없냐면 그건 아니다.

아주 이기적이고 본인만 생각하는 사람도 있긴 한데

그들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나는 알파벳을 붙인 특정 세대의 특징을

믿지 않는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를 뿐이다.


특정 세대에 알파벳을 붙이면 누가 좋을까.

기자가 기사 쓰기 좋아지고

기업이 물건 팔기 좋아지고

방송국이 프로그램 만들기 좋아진다.


알파벳을 붙인 세대로 사람을 판단할 것인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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