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 단상

극도의 J가 여행하는 법

2023.7.26.

by 하얀밤


내 여행 준비는

구글 시트를 만들면서 시작한다.

처음 열리는 탭에 일정을 넣고

준비물과 예산 탭을 추가한다.


자유여행일 때는 특히나 <일정 탭>공을 들인다.

눈을 감고 마치 여행을 하듯이 상상하며 적어본다.

날짜별 장소, 교통편, 역이나 정류장 이름, 플랫폼, 소요시간,

입장료, 음식점의 유명 메뉴와 가격 등.

변수는 있게 마련이지만 준비가 철저하면 변수에 대한 대응도 빠르게 할 수 있다.


<준비물 탭> 내 나름의 13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일회용 치실 개수, 듀오덤 자를 가위까지 세세하게 적는다.

여행 준비 기간 동안 수시로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 놓으면

여행 가서 뭘 까먹고 안 들고 왔네 할 일이 없다.


<예산 탭>은 환율만 바꿔 넣으면 자동 계산되게 만들어 둔다.

자유여행은 현지화와 트래블로그로 쓴 돈을 기록하고

패키지여행은 계약금, 잔금과 함께

환율에 따라 예상치가 변동되는 선택관광, 가이드비 등을 기록해 둔다.

여행 중 쓴 돈도 가계부처럼 기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통합 시트에서

여행의 전체 진행 흐름을 있다.

여행 준비가 거듭될수록 노하우가 누적되고

시트 내용도 정교해진다.


친구는 너무 세세한 계획이 어지럽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친구는 즉흥적인 사람이라 특별한 계획 없이 훌쩍 떠나는 여행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낯선 상황에 대한 불안이 높기 때문에 계획이 철저할수록 여행이 즐거워진다.

친구와 나는 좋아하는 여행의 타입이 다를 뿐 틀린 바가 없다.


세상엔 나 같은 사람도, 친구 같은 사람도 필요하다.

나 같은 사람이 불안해하며 시작을 늦출 때

친구 같은 사람이 '돌격 앞으로'를 외치며 일단 한 발 나아가게 한다.

준비 없이 선 친구가 맞을 격한 바람을

뒤에서 조용히 분석하여 피할 방도를 찾고 대비를 하는 것이

나 같은 사람의 역할이다.




서유럽 여행 3일 차

고된 일정과 시차 적응으로

매일 글쓰기를 며칠 쉬었다.

하루도 안 쉬기로 결심하고 왔는데

이 또한 변수이다.


생각보다 시시한 아우토반.

우리나라 경부고속도로 같다.

와서 가장 크게 느낀 바는

대한민국이 정말 좋은 나라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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