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 단상

몸의 아픔과 더불어 살아간다

2023.8.19.

by 하얀밤


"엄마 배가 들어갔네!"



아이들이 칭찬을 한다.


스쿼트 100개를 매일 하는 것을 목표로

매일 조금씩 개수를 늘려가고 있다.

칭찬에 힘을 얻어

오늘은 70개까지 성공했다


오늘로 4일째.

배에 근육이 잡히면서 좀 들어가 보인 것이다.

누구보다 기뻤던 것은 바로 나다.


몸은 참으로 정직하다.

먹고 운동 안 하면 불어나고

덜 먹고 운동하면 줄어든다.

세상에 이렇게나 명확한 인과 관계가 또 있을까.


운동을 하게 된 이유는

미용의 목적도 있지만(크지만)

다리 저림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약 7년 전부터 시작된 다리 저림은

언젠가부터 감각이상으로 이어졌다.

피부를 스치면 화상 입은 곳을 스치듯 쓰라리고

사계절 내내 시리다.


이곳저곳 병원을 전전하는 건 그만둔 지 오래다.


나는 안다.

7년 전 나는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아닌 척, 괜찮은 척 지냈었다.

웃는 낯 속에 무너지는 마음을

내 몸이 다 받아내고 있었다.


이를 깨달은 이후로

병원은 가지 않는다.


죽을 만큼 힘든 일이

7년이 지났다고 살 만큼 가벼워지겠는가.

반복되는 일상에 묻혀 잊어가는 듯해도

무의식에서,

꿈에서

나는 잊지 못하고 있다.


내 몸이 잊지 못하고 있다.


내 마음이 아직 괜찮지 않다고

몸이 대신 내짖는 절규가

다리 저림으로 발현되는 걸

나는 이제 너무나 잘 안다.


기억을 지우지 못하므로

기억을 데리고 달래며 산다.

몸의 아픔도 달래며 산다.


운동을 하는 것은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음을 내가 나에게 보내는 신호,

그리고

내 마음을 읽는 데 도움을 주는 아픔과

더불어 살겠다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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