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핀 공원 좁은 길 사이로
팔랑팔랑 팔을 저으며
딸이 앞서서 걸어간다.
나는 뒤따르며
젖먹이 때를 보던 마음으로
걸음마를 뗄 때를 보던 마음으로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익숙한 듯 돌아보며 포즈를 잡는 너는
어디서 왔을까?
투명하리만치 하얀 볼과
살랑살랑 흔들리는 너의 머리카락은,
어디서 왔을까?
너의 미소는
까르르 부서지는 웃음소리는
어디서 왔을까?
결국 원소 하나하나가 모였다는 너.
결국 화학반응의 원인이자 결과라는 너.
김상욱 교수님은 말했지.
원소일 뿐인데
분자일 뿐인데
화학반응일 뿐인데
생명체가 된 건 기적이라고.
어쩌면 저 먼 은하의 별이었을 너,
어쩌면 76년마다 오는 헬리혜성의 일부였을 너,
어쩌면
이 공원 어딘가의 꽃이었을 너.
네가 내게 온 것은 기적.
우리가 만난 것이 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