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과대평가하던 사람이
갑자기
나를 과소평가하고 사라졌다.
갑자기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가
갑자기 실망을 준 사람이 되어버린 나는
빈봉지 바람에 휘날리듯 주체 못 하고 흔들렸다.
흔들리는 동안에도 다행히 내가 세운 철칙은 지켰다.
아이에게 짜증을 내거나 맡은 일을 내팽개치지 않았다.
내 기분 나쁘다고 함부로 행동하지 않아야
빨리 원래의 나로 복귀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니 감정이 가라앉고
생각해야 할 것들이 보였다.
그 사람은 도대체
내 '어디를' 건드린 걸까.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스스로에게조차 꽁꽁 숨겨놓았던 문제를
의식 위로 끌어올려
건드리고 갔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과제는
그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책하고 자학하는 아니라
해결할 문제와 답을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