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뭉쳤다가 풀렸다

2023.4.6.

by 하얀밤


그저께 아침,

잠을 잘못 자서 시작된 어깻죽지 통증은

오전 내내 잠잠하다가

오후의 권태를 만나 심해지더니

나를 과대평가하다가 과소평가한 사람이 자리를 뜨자

이내 극심해졌다.


고개를 못 돌릴 지경이 되어

오랜만에 집 앞 한의원에 갔다.

한의사 선생님은 커다란 모니터에

사람뼈 구조를 띄우고는 어깨뼈 부분을 확대시키고

뭔가를 눌러 위에 근육을 입혔다.


"여기가 담이 걸린 건데요.

요즘 환절기가 되면서 손발은 긴장을 하고 상대적으로..."


응?

아닌데요,

어쩌다 다 큰 아들이 엄마옆에서 자는 바람에

어정쩡한 자세로 밤새 불편하게 잤기 때문이고요,

그날 오후 스스로가 정체됐다고 느끼던 중에

누가 나를 들었다 놓고 가면서

내팽개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의사 선생님도 믿는 바가 있으시니까

잠자코 있었다.


통증은 오늘까지 지속되다가

직장 동료가 마음을 내어 쏜 커피와

오랜만에 친구가 보낸

'넌 외유내강. 따뜻한 사람이야'라는 메시지에

스르르 물러났다.


처음부터 정말 근육이 뭉쳤던 걸까?

손발이 긴장했다는 한의사 선생님 말은

결과는 맞으나 원인은 틀렸다.

내 손발을 긴장시킨 건 환절기가 아니라


'내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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