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2023. 4.16.

by 하얀밤



9년 전 4월 16일.

쌍둥이가 나란히 폐렴에 걸려 입원했었다.

3살 된 딸의 팔에 꼬인 수액줄을 풀다가

TV 뉴스에 반쯤 바다에 가라앉은 배가 나오는 걸 봤다.

어릴 적 봤던 서해훼리호 사건 장면 같았다.


손자를 업고 재우던 아빠가

"아이고...우짜노.. 배 가라앉는데이..."라고 걱정하시길래

설마 저 배 안에 사람 못 구하겠냐고 대답했다.

'전원 구조'라는 자막이 뜨자 아빠는

"그럼 그렇지." 하셨다.


그러나,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많은 사람들이 하늘나라로 갔다.


매년 4월 16일마다

쌍둥이들은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는다.

엄마 소리만 겨우 하던 녀석들은

이제 투정도 부리고 엄마보다 친구랑 노는 걸 좋아한다.

게임을 좋아하고 유튜브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로 자라고 있다.


하늘나라로 간 아이들도

이렇게 자랐을 텐데.

이렇게 투정을 부려도 예뻤을 텐데.

가족들과 내일을 이야기했을 텐데.


하늘나라에 있을 아이들이

내일을 이야기하며 웃고 있기를.

가족들의 마음도 평안을 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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