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정신없는 직장 생활을 하다가 여유 있는 해외법인으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모든 것을 빠르게 빠르게 하는 나로서는 (한 번에 많은 것을 하는 것을 잘하는 편 V)
현재의 일들은 꽤 본사에 있을 때보다 널찍한 회사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사람이 널찍해지면 생각이 많아진다.
1. 일을 더 만들어야 한다. 내가 무엇인가 회사를 위한 일을 해야만 한다.
무슨 일을 내가 할 수 있지?
2. 할 일을 찾다 보니 내가 문득 무 쓸모 해 보인다. 나라는 게 뭘 할 수 있을까?
3. 나는 시키는 상황이 아니면 할 줄 아는 게 없는 건가?
4. 아니 근데.. 직장인으로서 이렇게까지 주도적으로 사업을 고민하는 게 맞나?
5. 아, 난 그냥 일을 열심히 만들어보기로 결심했지,
다시 고민해 보자 뭐로 돈을 벌 수 있나 매출을 만들 수 있나
6. 직장인은 대체 뭐지? 직장을 빼면 나는 뭐지?
이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몇 개월이다.
매일 바쁜 상황 속에서 해야만 하는 일들이 가득 찬 삶을 살다가,
문득 엄청난 자율이 주어졌다고 해야 하나
바쁘면 바쁘다고 징징댔지만, 사실 안 바쁘니 쓸모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게 인간은 참으로 간사하다.
생각을 해보니 직장을 빼면 나라는 사람의 사회적 쓸모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즘 자꾸만 자기 재능, 자기 꿈, 자기 것이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취업하고 살아간다.
생계를 위해서 직장에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모두가 그렇게 하니 그냥 그렇게 한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서지만 이왕 돈을 벌러 나가는 김에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고,
어차피 나가면 돈은 벌리니까 적당히 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두 무리 중 첫 번째에 해당한다. 이왕 나가는 김에 열심히 하자는 주의고
내가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나 또한도 회사로서 성장하는 것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첫 번째 드 두 번째든 회사에서 벗어나긴 쉽지가 않다.
회사를 빼고 개인으로 할 줄 아는 것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이게 직장인 같다)
개인으로 할 줄 아는 것이 딱히 없다는 생각이 들면, 회사에 종속된 느낌이 든다.
내가 회사를 들어가고, 내 발로 나갈 수도 있지만 사실 나는 회사에 종속되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직장인으로 살다 죽는다면, 아마도 이런 생각은 가장 인생에 후회로 남을지 모르겠다.
"그냥 돈을 벌기 위해 개인으로 할 줄 아는 것 없이 회사에 종속되어 산다"
직장인으로 돈을 버는 일은 매우 힘들고 숭고한 일이다.
가기 싫고, 하기 싫은 일을 지속적으로 해야만 하는 엄청난 인내와 지구력이 필요하다.
사람이 모이면 그 안에 수많은 이야기, 상황들을 감당하며 내 자리를 지키며 지내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럼 직장인에 대한 내 생각을 바꿔보는 것이 가장 좋다.
누군가는 직장 생활을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서비스/제품 등 온갖 재화가 있는 삶에 우리가 살 수 있을 테니까
직장을 빼면 무쓸모가 아니고, 직장 내 쓸모 있는 인간이 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제품에 기여한 인간으로.
내 것을 하는 것이 부럽긴 하지만,
나 혼자 무언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면 또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직장인으로 사는 것은 나쁘지 않다.
(나 자신이 의미를 찾고 가치만큼 처우를 해주는 직장에 있다는 전제 조건)
아주 긴 생활 동안 묵묵히 쓸모 있는 직장 생활을 한 직장인을 존경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