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참 좋아한다.
하루를 시작하며 커피 한 잔을 들고 출근하는 기분은 오기 싫은 회사를 조금은 오고 싶게 하고
회사원으로 역할을 바꾸어 이제 하루가 시작되었다는 걸 몸에 알려주는 의식 같다고 해야 하나
집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탈 때 오늘은 어떤 커피를 마실지 고민을 시작한다.
먼저 날씨를 본다. 밖에 나왔을 때 찬 기운이 돌고 따스함이 필요하다면 카푸치노를 선택한다.
카푸치노를 선택한 후 전날 음식을 과하게 먹고 잤는지를 고민해 보고 만약 배부르게 먹고 잤다면
따뜻한 롱 블랙으로 마음을 고쳐먹는다.
커피를 선택한 후 어디서 살지도 고민을 한다. 지하철 역사 내 맛있는 롱 블랙 집이 있다.
거기는 롱 블랙은 참 맛있는데 희한하게 카푸치노는 너무 묽다.
롱 블랙을 선택한 날은 의심의 여지없이 역사 내 카페를 가면 된다.
카푸치노를 선택한 날에는 주로 회사 내 카페를 간다.
회사 내 카페는 우유가 다양하고 카푸치노가 비교적 저렴하다
맛도 물론 지하철 역사보단 좋다.
단 하나의 단점은 커피를 아침에 출근길에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아침에는 회사 내 카페에 사람이 너무 많다.
나는 그것을 기다리며 출근시간이 늦어지는 걸 싫어한다.
사실 출근해야만 하는 시간보다 30분은 먼저 가서 기다려도 지각은 아니지만..
나는 이왕이면 빨리 앉아있는 편을 선택한다.
카푸치노 먹는 날은 사람이 좀 없는 시간 출근 시간 한 시간 후? 정도에 카페를 가기로 한다.
오전에 한 잔을 마신 후 때에 따라 오후에 한 잔을 더 마시는 경우가 있다.
회사 내에 있는 시간이라 사내 카페를 한 번 더 방문한다.
주로 오전 내 화가 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인답게 아이스 롱 블랙을 시킨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없다)
생각해 보면 커피로 나는 감정을 관리하는 편인 것 같다.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싶게 만들 때, 답답하거나 화나는 감정이 올라와 차분해지고 싶을 때,
잠시 리프레시 하고 싶을 때, 그냥 일하기 싫을 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보통 자리에 계속 앉아있어 감정이 연결이 된다.
이걸 잘 끊어 주는 것도 커피 인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하루에 마시는 커피값이 아깝고 사치라고 생각한다.
사무실에 있는 커피를 먹을 수도 있고, 집에서 내려올 수도 있고
그런데 나는 하루에 내가 쓰는 커피값은 내가 일하기 위한 최소한의 담뱃값 정도라고 생각한다.
커피를 사기 위해 가는 길, 가게에서 내려주는 커피 냄새, 자리에 앉아서 고민하면서 마시는 커피는
내가 일할 때 필요한 노트북과 같다고 해야 하나
커피는 참으로 내게 필요한 기호식품이다. 모두가 본인만의 기호식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