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호주로 온 지 5개월이 되었다.
사전 답사도 하지 않고 당장 지낼 짐만 챙겨서 덜렁 와버렸다.
한국에서 오기 전까지 극심하게 바쁜 나날들로 우선 가기만 하면 다 해결될 거라 생각하고
무모하게 온 기분이랄까, 도망 온 기분이랄까
새로운 법인 생활, 사람들, 취업 비자 완료를 위해 필요한 절차들
생활을 위한 ID 발급, 은행, 음식, 심지어 우 핸들 차량까지 적응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었던 것 같다
외국에서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참아야 할 것도 많고, 이해해야 할 것이 많다.
내가 생각한 상식이 여기서는 상식이 아닐 수가 있고, 우리말로 하지 않는 상황들은 내 생각의 표현을 마음껏 하지 못하게 하니까 위축이 되기도 한다.
2개월은 모든 게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
정착에 필요한 상황들이 점점 복잡하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 다 귀찮기도 하고 돌아가고 싶기도 했다.
애매한 여유가 뒤처지는 것 마냥 나를 불안하게 했다.
5개월이 된 지금 내가 놀라운 점은 티브이 속 좌 핸들 차량이 어색할 때이다.
출근길이 익숙해지고, 일찍 닫는 상점들이 익숙해지고, 서로가 아무 신경 안 쓰는 사회가 익숙해진다.
반복되는 일상이 익숙해지고, 나에 집중하는 삶에 익숙해지고 있다.
영혼 없는 업무처리보단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어떤 상황이 펼쳐지면 사람은 누구나 적응을 하고 돌파할 방안을 찾는 것 같다
상황을 이겨낼 의지와 체력만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은 없다.
얼만큼 복잡하고, 얼마큼 시간을 투여해야 하고, 얼마큼 하기 싫음을 이겨내느냐의 차이인 것이다.
결론은 모두가 적응을 할 수 있다. 나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고 있음에 뿌듯하다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이력이 생기면, 또 새로운 환경도 무리 없이 갈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항상 새로운 상황 속에 나를 놓아야 한다. 그래야 계속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
괴로워도 뿌듯하고 힘들어도 의미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