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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 May 22. 2020

음악의 3요소

리듬, 멜로디, 화성

음악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은 정말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음악의 3요소'라고 하면 무려 초등학교 음악시간으로 기억이 거슬러가는데, 당시에는 의미도 잘 모른 채 그저 리듬! 멜로디! 화성!, 이렇게 달달 외우기만 했었던 것만 같다. 어렸을 적 어렴풋이 배웠던 것만 같은 음악의 3요소는 그만큼 음악에서 기본적으로 배우게 되는 이론으로, 먼저는 음악의 재료가 되는 '음'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번에는 음악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음악은 어떤 표현을 위한 의도로써 음을 선택하고 구성, 배합하여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에 따라 그 음악의 '특징'이 나타나게 된다. 음악의 3요소는 이러한 음악의 특징을 결정해주는 음악적 요소 가운데 특별히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여기는 3개의 요소를 고른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음악 안에는 이 세 가지 요소 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요소들이 존재하며 (예를 들어 음색, 형식 등) 특히 이 '리듬, 선율, 화성'의 3요소는 18, 19세기 서양음악(조성 음악)에서 비롯하여 선택된 주요 요소라는 것을 유념해두고 보면 좋을 것 같다.



1. 리듬_Rhythm

리듬은 시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여러 가지 음이나 쉼의 길이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규칙적, 혹은 불규칙적 진행 형태이며, 여기에는 길고-짧음 뿐만이 아니라 박의 강-약 또한 결합되어 나타난다. 강-약이 있기 때문에 리듬은 상당히 '입체적이고 운동성 있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리듬은 시간적 측면에 따른 음악의 질서, 특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 예술인 음악의 토대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Sample_01

Maurice Ravel - Bolero (1928)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친숙한 음악,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는 1928년에 작곡된 발레곡으로 스네어 드럼으로 시작되는 리듬이 곡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되어 리듬에 있어 매우 특징적인 곡이다. 볼레로 리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볼레로는 스네어 드럼 하나의 악기로 매우 여리게 시작되어 점차 악기들이 쌓이고 부풀어져 마지막엔 전체 오케스트라로 매우 크게 끝나는, 15분가량의 곡 전체가 크레셴도의 악상을 보여주는 매우 독특한 곡이다. 전반적으로 리듬뿐만 아니라 선율 또한 계속적으로 반복되며 오직 음색의 변화만으로 곡의 긴장감과 클라이맥스를 만들어가는 재미있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음색 변화에 있어 오케스트레이션의 진수를 볼 수 있다.




2. 선율_Melody

선율은 음의 높고 낮음의 시간적 진행이며, 시간의 흐름 안에 있기 때문에 리듬적 요소가 함께 결합된다. 선율은 그 흐름의 진행방향(상행/하행)과 진행방법(순차/도약), 음 고저의 색깔, 선율 안의 리듬적 부분 등을 통해 그 특징이 나타난다. 선율이 중요한 이유는, 듣는 예술인 음악에서 우리는 바로 이 선율을 가장 잘 기억하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탑 라인(멜로디)을 잘 써야 히트한다고 말하기도. 음악을 '노래한다'라고 많이 표현하듯, 선율은 그만큼 인간의 감정 표현과 매우 밀접하게 닿아있다. '가사적'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Sample_02

J. S. Bach - Invention No. 8 in F major, BWV 779 (1723) 

바흐의 인벤션은 다성음악(polyphony, 독립적인 멜로디가 여러 성부에 어우러져 나타나는 음악)으로, 대위법에 따라 2개의 성부가 하나의 주제 선율(subject)을 모방, 발전하여 만들어진 곡이다. 8번의 주제 선율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다성음악에서 주제(subject)는 곡 전체를 특징짓는 핵심 아이디어로 이 주제의 음형들을 다양하게 응용하여 곡 전체를 전개하고 있다. 곳곳에 변형된 주제 선율들이 각 성부에서 서로 주고받으며 나타나는 것을 들어볼 수 있다.




3. 화성_Harmony

두 개, 혹은 세 개 이상의 음이 동시에 울리는 상태를 화음(Chord)이라고 하는데 '화성'은 이러한 각 화음들이 어떻게 구성되고 연결되는가에 관한 것으로, 쉽게 말하면 화음 간의 관계, 화음들의 흐름이라 볼 수 있다. 음악에서 화성의 역할을 쉽게 설명하자면, 연극 무대로 비유했을 때 '배경'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무대 배경처럼 화성은 주인공인 멜로디 뒤에서 이를 보강하며 색을 입혀주는 기능을 한다. 같은 멜로디라도 화성을 어떻게 입히느냐에 따라 곡의 색깔(분위기)이 달라지게 된다. 화성적 측면을 통해 음악은 더 넓고, 깊고, 풍부해진다.


Sample_03

Franz Peter Schubert - Der Erlkönig (1815)

슈베르트의 예술가곡 '마왕'은 괴테의 시를 바탕으로 작곡되었다. 늦은 밤 열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안고 말을 타고 달려가는 아버지와 그 아이를 죽음으로 유혹하는 마왕의 이야기인데, 가사가 대화체로 이루어져 있어 가창자가 아버지, 아들, 마왕, 해설자의 역할을 모두 혼자 하며 부르기 때문에 마치 일인극을 보는 것 같이 느껴지는 곡이다.



곡 전체의 화성적인 흐름은 단조(Minor)를 바탕으로 곡의 어둡고 긴장된 분위기를 표현한다. 그런데 마왕 부분에 가면 조성이 장조(Major)로 바뀌며 화성의 흐름이 달라지게 되는데,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전환됨으로써 아이를 데려가고자 유혹하는 마왕의 달콤한 목소리를 뒷받침한다.

예술가곡 '마왕'은 곡의 화성뿐 아니라 피아노 반주 음형, 선율의 음역과 음색, 리듬적 요소, 셈여림 등 다른 여러 가지 음악적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각 역할의 성격과 이야기 상황을 적절히 표현하고 있어, 시(문학)의 언어와 음악적 언어가 효과적으로 결합된 대표적인 곡으로 불린다.


사실 화성의 개념과 그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된 시기는 조성 음악이 정립된 이후로 음악사적으로 굉장히 뒷 시기(약 17세기 무렵)에 나타난다. (나중에 다루겠지만 사실 화성에는 조성(Tonality)이라는 개념이 필연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때문에 이 전의 매우 긴 시간 동안 존재했던 중세 그레고리오 성가나 여러 지방의 민요, 또는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전통 음악인 국악처럼 국가별 음악 발전에 따라 선율이나 리듬만이 부각된, 화성이 없는 음악들도 존재해왔다. 최근 유행하는 힙합 등의 대중가요에서도 화성 없이 구성된 곡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때문에 화성이라는 요소가 음악에서 무조건 필수적이다고 볼 수는 없으나 다만, 조성 음악 안에서 그 역할이 두드러진다.

화음에 눈을 뜨기 시작하여 질서에 따른 화음 결합, 즉 화성을 인정, 발전시킨 것은 서양음악에서였다. 『화성 [harmony, 和聲] (두산백과, 두산백과)』 따라서, 음악의 3요소는 서양음악 발전의 역사에 따라 선택된 세 요소인 것이다.



각 요소별로 예제를 통해 아주 간단하게 분석을 해보았는데, 보통 음악을 분석한다고 할 때 이러한 방식으로 음악의 3요소를 중심으로 하여 곡의 리듬적, 선율적, 화성적 측면에서 특징을 분석하고 설명하게 된다. 어쨌든 음악의 3요소는 여전히 음악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기능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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