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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 Jun 26. 2020

변화표와 사이음

때로는 약간의 계산이 필요하다

7개의 기초 원음에 대해 지난 글에서 다뤘다.

이 기초 원음은 피아노에서 모두 흰건반으로 연주된다. 그렇다면 원음 사이에 있던 검은건반들의 음이름은 무엇일까?



원음 사이의 사이음들은 자체적인 음이름을 가지고 있기보다, 기존 원음을 기준으로 변화표(Accidentals)를 붙여 나타낼 수 있다.

우리는 옥타브가 모두 12개의 반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과, 온음(Whole Tone)과 반음(Semitone, Half Tone)의 개념에 대해 먼저 알아보았다. 온음과 반음을 이해하고 있다면 변화표를 읽는 것은 쉬워진다. 변화표(Accidentals)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샵 (Sharp/올림표) - 원음을 반음 올리는 표


기초 원음에 변화표를 붙이게 되면 원음을 기준으로 변화표만큼의(반음 혹은 두 반음)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샵(Sharp)은 원음에서 반음을 올리는 표이다. 피아노 건반을 보기 앞서 순차적으로 올라가는 12개의 옥타브 계단으로 먼저 확인해보자.

샵이 붙은 음은 그림과 같이 계단 아래에 적힌 원음에서부터 한 칸씩 올라가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겠다.

피아노 건반의 위치로 다시 보았을 때, C#은 C음에서 반음 올려 바로 옆의 검은건반으로 올라가게 된다. E#의 경우 E에서 반음 올려야 하는데, E와 F는 이미 사이에 검은건반이 없는 반음 관계이므로 E#은 곧 F라는 것을 유념하도록 하자. (마찬가지로 B#은 C이다.)



플랫 (Flat/내림표) - 원음을 반음 내리는 표


반대로 플랫(Flat)은 원음에서 반음을 내리는 표이다. 계단을 한 칸 내려가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Cb과 Fb 또한 사이에 검은건반이 없는 반음으로 각 B, E와 동일하다.



더블 샵 (Double Sharp/겹올림표) - 원음을 두 반음 올리는 표


더블 샵(Double Sharp)은 원음에서 두 반음을 올리는 표이다. 원음에서 두 반음을 올리면 어떻게 될까.

두 반음은 계단으로 볼 때 두 칸을 건너가는 것인데, Cx의 경우 두 칸을 올리게 되면 검은건반이 아닌 다시 흰건반에 위치하게 된다. 즉 Cx은 D와 동일하다.



더블 플랫 (Double Flat/겹내림표) - 원음을 두 반음 내리는 표


더블 플랫(Double Flat)은 원음에서 두 반음을 내리는 표이다.



내추럴 (Natural/제자리표)


마지막으로 내추럴(Natural)은 모든 변화표를 해제시키며, 원래의 원음으로 되돌리는 표이다.




여러 가지 변화표를 붙인 음이름을 계산하다 보면 건반 위치는 같지만(같은 소리) 다른 음이름이 오는 경우를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음악 안에서 각 음은 필요에 따라 다른 음으로 표기될 수 있으며, 이렇게 음이름은 다르지만 실제 소리로는 같은 높이의 음들을 '딴이름한소리(Enharmonic, 이명동음)'이라고 부른다.


한 옥타브 내의 12음은 원음을 포함하여 모두 3개의 이명동음을 가지지만, 한 음만 G#=Ab으로 (피아노에서 세 개로 묶인 검은건반 중 가운데) 2개의 이명동음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같은 위치의 음에 여러 개의 음이름을 가지는 까닭은 먼저 조성적 사용에 맞는 표기를 위해서이다. 음악 내 조성에 따라 그 음의 기능이 달라지게 되며, 각 음계에 맞는 변화표가 붙게 된다.

두 번째로, 음악적 뉘앙스에 따라 사용되는 변화표가 달라질 수 있다. 분명 같은 높이의 음이지만 샵을 사용하면 다음 올라가는 음에 가깝게, 플랫은 내려가는 음에 가깝게 느껴진다. 때문에 변화표를 붙일 때 보편적으로 해당음 다음에 진행하는 목적음에 따라 올라갈 경우 자연스럽게 샵을, 목적음이 내려갈 경우 자연스럽게 플랫을 붙이는 것이 관례이다.

악보와 같이 Ab 다음의 음이 G로 하행하므로, b(플랫)을 사용하고, G# 다음의 음이 A로 상행하므로, #(샵)을 붙여 음을 나타낸다.




독일식 음이름은 영/미식 음이름과 같이 알파벳을 사용하여 표기하기 때문에 서로 비슷한 이름이 대부분인데, 예외적으로 영/미식 음이름과 다르게 표기되는 부분이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이 B를 H로, Bb을 B로 표기하는 것이 독일식 음이름의 특징적인 부분이다. 때문에 음이름이 B라고 표기되었을 때 이 표기가 영/미식인지 독일식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음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과거의 몇몇 작곡가들은 사람의 이름을 그 알파벳에 맞는 음이름으로 바꾸어 그 음을 주제로 음악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런 재미있는 시도 중에 대표적인 예로 'BACH 주제(BACH 음형)'를 소개한다. 바로크 시대의 유명한 작곡가 바흐는 그 이름이 독일식으로, 네 개의 음이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악보화하면 아래와 같다.

이 음형을 주제로 사용하여 바흐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작곡가들도 바흐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Sample_01

1) Robert Schumann - 6 Fugues on BACH, Op. 60 (1845)

2) Fugue No. 6 from Six Fugues on the Name B.A.C.H., Op. 60 - 같은 곡을 현악중주로 편곡하였다. 각 성부를 더 명확하게 들을 수 있다.

3) Franz Liszt - Fantasy and Fugue on the Theme B-A-C-H (1855) 

4) Max Reger - Fantasy and Fugue for Organ on B-A-C-H, Op. 46 (1900) 


이외에도 슈만의 첫 작품인 'Abegg 변주곡' 또한 사람(아마도 사랑했던 여인)의 이름 'ABEGG'를 음이름으로 사용하여 만든 아름다운 곡으로 유명하다.


Sample_02

Robert Schumann - Abegg Variation Op. 1 (1829-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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