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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Sep 17. 2017

이 생에서 가장 잘한 것

내가 한 건 아니고 주어진 것이지만

가끔 생각한다.

2010년, 온라인 상에서 우연히(라고 쓰고 필연이라 읽는)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님의 책을 접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그 책을 사서 읽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의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공부를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대신 다른 것을 열심히 했지) 지적허영심이 있어서, 언젠가는 집의 한쪽 벽면을 책으로 가득 채우고 싶은 욕심이 어려서부터 있었다. 그리고 서른 즈음 내가 꿈꾸던 집의 모습을 갖추었었다.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은 편이기는 하지만 주로 소설 위주였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 자기계발서 위주가 되었다. 자기계발서도 처음에는 인간관계 중심이었다가 나 중심의 책으로 어느 순간 변해 있었다. 그렇게 나에 대한 고민은 점점 깊이 있는 주제로 나를 데려갔고, 결국은 영성이라는 주제에까지 가 닿았다.


한번 꽂히면 관련 책을 다 읽는 편이라 유명한 영성 관련 책이란 책들은 모조리 읽어제꼈다. 에크하르트 톨레, 오쇼, 신과 나눈 이야기, 바이런 케이티, 루이스 헤이...지금도 작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많은 책들...한 작가가 좋으면 그 작가의 책을 가 읽었고, 그 작가가 추천한 다른 책을 또 읽었고, 나중에는 그 출판사의 영성 관련 책을 무조건 찾아읽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2년 여의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님의 책을 만났다. 처음에는 특별히 아 이분이 나의 영적스승이구나 하는 느낌은 없었다. 그냥 읽었다. 완벽히 이해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냥 계속 끌림이 있었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책을 읽고 또 읽고 했다.


그리고 2011년, 호박사님의 마지막 대중강연이 미국에서 있었고, 그 역시 나의 강력한 의지로 참석하게 된 것이 아니라 그냥 어쩌다보니 참석했었다. 거기가 아마 내 삶의 전환점이었으리라. 아니 어쩌면 박사님의 책을 집어든 그 순간이었을지도...


호박사님을 나의 영적 스승으로 받아들이고, 그분의 가르침대로 살고자 결심한 건 아마 그 세미나 이후였던 것 같다. 세미나 때만 해도 세상 이치를 다 아는 것처럼 오만했던 나는 이후 나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삶의 도전으로 만나면서 조금씩 겸손을 배워야만 했다. 물론 지금도 배우는 중이다.


막연하게 세도나에 살고 싶다고 마음에 품었던 나의 소망이 지금 현실이 되어 있는 것도 호박사님의 가르침 덕분이다.


이제 내가 품어야 할 소망은 과연 내가 어떻게 주님의 종으로 세상에 봉사하는 삶을 살 것인가 하는 것이다. 몇 가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은 있지만 아직 확실히는 모르겠다. 누군가는 힐러로, 누군가는 주부로, 누군가는 세상에서의 성공으로, 누군가는 엄마로...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하는 그 삶을 충실히, 기쁘게 살아가는 여기 사람들을 보면 박사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실용적인지 알게 된다.


이 생에 박사님을 만난 건 얼마나 귀한 축복인지! 부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으로 태어난 더없이 귀한 이 기회를, 더욱이나 진리에 대해 듣고 추구할 수 있는 정말 더할 수 없는 이 귀한 기회를 감사히 생각하고 이 생을 잘 살아내야겠다는 생각을 나날이 더 절실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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