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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Jan 20. 2018

기적수업 19과

사생활은 불가능하다

제 19 과
나는 내 생각의 결과를 혼자 경험하지 않는다
(...)
2. 오늘 우리는 마음과 마음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다시 강조한다. 처음부터 이를 전적으로 환영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 관념에는 엄청난 책임이 따르는 것 같고, 심지어 '사생활 침해'로 간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처음에는 이 관념에 저항하겠지만, 구원이 가능하다면 이것이 진실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머지않아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구원은 하나님의 뜻이기에 가능할 수밖에 없다.

어제 레슨의 관점이 오늘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중요한 개념이 반복되고 있다. 바로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오늘은 조나단 아버지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 날이다. 조나단 아버지의 애인과 조나단의 쌍둥이 여동생인 제시카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우리는 일찌감치 가서 집 정리하는 걸 도와드리기로 했는데 대부분 버릴 것들이라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쓰레기를 버리는 중 조나단은 페이퍼 가득한 박스를 재활용 통에 버렸다. 그런데 잠시 후 그걸 다시 꺼내어 안을 살펴보더니 잡지는 안 된다고 하였다. 정말 안 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미국의 상황을 잘 모르니까 그런가보다 했다. 비닐코팅된 종이는 안 된다고 설명하는 걸 듣고 박스 안에서 잡지를 골라내기 시작했는데 조나단이 쓰레기 봉투를 들고 오더니 죄다 담기 시작했다. 따로 분류하는 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니 그냥 일반쓰레기로 버리겠노라 했다.


나는 몇 분간 그걸 분류하고 있었는데 순간 또 짜증이 나서 그냥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조나단과 그 순간에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얘기하고 완벽하게 그 에너지로부터 벗어났다.


저녁식사 자리에서 조나단과 제시카는 논쟁(?)을 했다. 짐 정리하는 것에 대해 의견 차이였는데 내가 듣기에는 제시카가 말하는 게 훨씬 설득력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시카가 주도적으로 짐 정리를 하고 있고 주말마다 와서 엄청난 노동을 하고 있다. 그에 비해 오늘 우리 둘이서 한 일은 진짜 아무 것도 아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조나단은 편해보이지 않았다. 즐거워 보이지도 않났다. 그 집은 에너지가 낮다는 자신의 생각 속에 갇혀서 스스로를 계속 다운시키고 있었다. 물론 내가 못 느끼는 걸 그는 느낄 수도 있고, 행복하지 않았던 유년의 기억이 있는 곳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정말 그건 배려 없는 행동이었다.


여기 와서 가족들을 대하는 조나단을 보며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예를 들면 식사 후 조나단 아버지가 태워다 주겠다고 했을 때 조나단은 그걸 받아들였다. 그러나 제시카는 늦은 밤에 위험하다고 자신이 대신 운전하겠다 했다. 특히 조나단 아버지는 오늘 낮에 사슴을 치는 사고도 있었다.


짐 정리하는 것도 제시카는 계속 아버지 걱정하며 무거운 것 들지 말고 높은 곳 올라가지 말라고 하는데 조나단은 말은 안했지만 거기에 동의하지 않아 보였다.


조나단의 그러한 모습은 세도나에서도 가끔 보인다. 사람들과 함께할 때 자기생각에 빠져 주변을 돌보지 않는 모습을 볼 때면 괜히 내가 민망하다. 아마 파비와 부딪치는 부분도 그 부분일 것이다.


내가 영어를 유창하게 했다면 나도 아마 조나단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싸웠을 것이다. 어찌 보면 영어가 늘면서 싸움도 늘어난 것 같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말이라는 게 정말 불필요한지도....


하지만 오늘 레슨은 말한다. 나의 이 모든 조나단에 대한 생각의 결과를 나 혼자 경험하는 게 아니라고. 내가 조나단을 드러나는 말이나 행동으로 규정짓지 않고 그의 참나에 초점을 두고 본다면, 그 생각의 결과 또한 나 혼자 경험하는 게 아닐 것이다.


내가 무엇을 생각하기로 선택할지는 너무나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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