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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Jan 22. 2018

기적수업 21과

나는 다르게 보기로 결심한다

제 21 과
나는 다르게 보기로 결심한다

2. 관념을 말하는 것으로 연습을 시작하라. 그런 다음 눈을 감고, 분노를 일으키는 과거나 현재, 또는 예상되는 미래의 상황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라. 분노는 가벼운 짜증에서 격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네가 느끼는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미미한 불쾌감은 격렬한 분노를 덮은 베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점점 자각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연습할 때 '사소한' 분노의 생각들을 놓치지 않도록 하라. 너는 사실 무엇이 분노를 일으키는지 인식하지 못하며, 이와 관련해서 네가 무엇을 믿든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일부 상황이나 사람은 다른 경우에 비해 분노할 이유가 보다 '분명'하다는 잘못된 구실로 좀 더 마음을 두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형태의 공격은 다른 형태의 공격보다 더 정당하다는 믿음의 일례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 이 레슨을 읽으며 ‘사소한 분노’를 놓치지 말라는 구절이 가슴에 박혔다.


오늘은 두 군데 교회를 가기로 했다. 조나단이 활동하던 유니티처치 본 예배시간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다른 교회를 먼저 찾았다. 원래 9시로 알고 있던 시간이 8시라는걸 알게 되면서 촉박하게 준비를 했다. 그러던 중 어제 빨래한 것 중에 검은색 스타킹이 보이지 않는 걸 알아차렸다.


한국에서 가져온 겨울필수품 검정스타킹이 2개밖에 남지 않았고 둘 중에서도 내가 더 좋아라 하는 스타킹이었다. 미국에서는 아직 안사봐서 한국제품이랑 비슷한지 어떤지 알지 못한다. 무튼 버지니아에게 물어보니 자기 옷장에 넣었나보다고 말하며 찾진 않는다. 물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교회에 다녀온 후 당연히 찾아줄 것이다.


그런데 교회에 가는 20여 분 동안 차 안에서 내내 스타킹에 대한 생각이 올라왔다. 정말 사소한 일 아닌가? 그것 때문에 내가 짜증이 났다 하면 아마 아무도 안 믿을 것이다. 그런데 계속해서 그 에너지가 올라왔고 나는 저항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여 했다.


교회에 도착할 즈음 되니, 그게 집착의 에너지라는 것이 알아차려졌다. ‘내 것’에 대한, ‘특별함’이 부여되어 나는 마치 엄청나게 소중한 것이라도 잃어버린 양 짜증과 분노가 올라온 것이다. 오전 예배는 거의 명상이어서 충분히 그 에너지를 맡길 수 있었다.


이번 오스틴 여행은 내겐 참 편치 않다. 조나단이 아빠 집이나 엄마 집에 묵는 걸 극도로 싫어해서 도반님들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는데 나야 한두 번 얼굴 본 게 다인 사람들이고, 조나단이 깔끔한 스타일도 아니어서 나는 그런 눈치도 보이고 그런다. 무튼 버지니아네 집은 심지어 방 하나 거실 하나인 곳이어서 우린 거실에 에어베드를 깔고 잤다. 아침에 출근하는 버지니아도 불편하고..아마 퇴근하고 와서도 편치 않았을 것이다. 물론 나라면 그랬을 것이라 지레짐작하는 거라 그녀는 전혀 안 그랬을 수도 있지만...종종 불편한 기색이 눈에 띄곤 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리고 오늘부터는 조이와 멜리사 집에서 머물기로 했는데 조이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니(폰을 훔쳐본 건 아니고 지금 조나단 폰이 고장나서 내 폰을 쉐어하고 있다) 뭔가 딱 결정된 사항이 아닌 것 같은데 조나단은 교회 마친 후 조이에게 가겠다고 짐을 다 싸서 나왔다. 슬쩍 조나단에개 얘기했더니 결정되누거라고 큰소리치면서 조이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그런데 한참 후 조이에게 온 답변은 아직 멜리사에게 확답을 못 들었다는 것이다.


어제부터 버지니아는 편치 않아 보였다. 그런데 우리가 당장 조이네로 갈 수 없어 집에 못 가고 있는 눈치였다. 윌과 여자친구를 만나 같이 밥을 먹으러 갔는데, 식사 후 버지니아는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고 말했다. 결국 거기서 윌의 차로 짐을 다 옮기고...윌은 계획에도 없던 우리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됐다. 보니 여지친구 만난지 얼마 안 돼서 엄청 둘이 있고 싶어하는 눈치였는데 말이다. 넷이 공원에 있는 호숫가에 가서 오리에게 빵을 주며 시간을 보내다 빵도 다 떨어지고 더 이상 할 일이 없는데 조이에게서는 여전히 연락이 없었다.


아마 멜리사와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된 것 같으니 곤란하게 하지 말고 숙소를 잡자고, 그리고 윌과 여자친구도 언제까지 붙잡고 있을 수 없으니 이참에 차도 렌트를 하자고 얘기했다. 역시나 올라오는 짜증을 한참 내맡긴 후였음에도 아마 조나단은 내가 편치 않음을 느꼈을 것이다. 순순히 그러자고 한 거 보면 말이다.


물론 잠시 후 조이에게 전화가 와서 결국 이 집에 와 있기는 하지만 오늘은 사소한 짜증과 분노를 다르게 보겠다는 레슨을 적용하기에 또 알맞은 상황이 펼쳐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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