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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Jan 23. 2018

기적수업 22과

내가 보는 것은 복수의 형태이다.


기적수업 레슨을 읽고 나갈 준비를 하고 명상을 하는 중 조나단이 방에 들어왔다. 나갈 시간이라고 준비됐냐고 묻는데 뭔가 짜증 가득한 에너지였다.


정말 그 순간이었다. 명상에 집중도 잘 되고 매우 좋은 컨디션이었는데 그의 짜증에너지를 느끼는 바로 그 순간 기분이 확 나빠졌다. 그런데 뭔가 화난다기보다는 그냥 그 에너지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건 내가 화가 났을 때 조나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 나 혼자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더. 부정적인 에너지는 피하라고 한 성인들의 가르침이 괜히 나왔겠는가.


그리고 조나단은 상황을 다시 되짚으며 자기가 어떤 말을 했을 때 내가 화를 냈는지 따진다. 그리고 그게 왜 화를 낼 일인지 이해할 수 없어한다. 당연히 그렇게 따지면 이해할 수 없다. 만약 내가 제3자의 입장에서 조나단 얘기만 들었다면 ‘그 여자 왜그러니? 너 힘들겠다..’라고 얘기를 했을 것이다.


오늘 조나단과 얘기를 하며 다시 한번 깨달은 것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이다. 이건 그냥 차이이다. 그걸 없애려고 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그것을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여자는 맥락을 읽는다. 그래서 남자는 왜 여자가 화가 났는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그래도 감사하게도 조나단은 자기 잘못을 찾아 고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네가 스트레스 받을 때면 매우 예민해져서 나한테 못되게 말하고 친절하지 않게 된다. 그건 인간이니 당연하다. 그리고 네가 스트레스 받는 것도 이해한다. 다만, 내가 그걸 받아주기 어려우니 네가 그러할 때는 거리를 두려고 한다.


그동안은 말로 잘 설명하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명확하게 내 생각을 전달한 것 같다. 물론 나의 발영어 때문에 조나단에게는 명확하지 않았을지도...ㅠㅠ


그리고 점심을 먹으며 오늘 기적수업 레슨 얘기가 나왔다. 그러면서 또 알아졌다. 내가 아침에 조나단에게서 본 것이 바로 복수의 형태였다는 것을. 그래서 누군가 조금만 내게 불친절해도 그걸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나도 똑같이 되돌려주어야 마음이 편한 것이다.


다음에 또 같은 일이 벌어지면 사랑으로 반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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