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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Jan 26. 2018

기적수업 25과

나는 그 무엇도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알지 못한다

너무나 긴 하루를 보냈다. 어제 조나단과 심각하게 싸우고(나 혼자만 심각하다. 언제나...) 울고 잤더니 아침에 눈이 퉁퉁 부었다. 다행히 멜리사와 조이는 아침 일찍 볼일 보러 나갔다.


기적수업을 하며 지금의 내 상황을 다시 점검해 본다. 통장의 돈은 거의 바닥을 보여 가고, 하지만 워크퍼밋은 언제 나올지 모르고, 조나단은 아직 많은 돈을 버는 상태는 아니고, 당장 살 곳도 없고(물론 몇 가지 옵션이 있긴 하지만...) 조나단에게 오라는 회사 역시 아직 없고, 기본인 경제적 상황이 너무나 불안정하다보니 서로 스트레스는 심하고, 당연히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나는 여기서 도망치는 방법밖에 생각을 못해서 조나단에게 자꾸 헤어지자고 하고...하지만 이게 모두 정말 진실인가? 당연히 에고는 이게 현실이라고 말하지만 내가 정말 그렇게 한계 많은 존재인가, 그게 진짜 나인가를 질문할 수 있는 틈이 있어 그래도 다행이다.


나는 돈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정말 정확히 아는가? 집은? 자동차는? 그렇게 질문을 던지다보면 궁극의 질문이 나온다. 나는?


나는 내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아는가? 입으로야 당연히 말할 수 있다. 나는 신의 종으로서 존재한다. 그렇다면 나는 신의 말을 들어야 한다. 나는 그러고 있는가? 누군가 내 감정을 상하게 했을 때, 신의 말을 듣는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용서이다. 궁극에 가서는 그조차도 없는 일이지만...그런데 나는 그럴 때마다 발끈한다. 그게 신이 원하는 건 아닐 것이다.


나는 내가 왜 존재하는지 알지 못한다. 마더 테레사가 말했듯 나는 신의 연필이다. 그분이 쓰시는 도구일 뿐이다. 연필은 아무 의지가 없다. 당연히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정말 아무 것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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