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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Jan 30. 2018

기적수업 28과

나는 무엇보다도 다르게 보기를 원한다

지금 상황을 다르게 보게 해 달라고 끊임없이, 정말로 끊임없이 기도 중이다.


시시때때로 프로그래밍된 생각과 감정이 불쑥불쑥 올라오는데 그것과 동일시되는 순간 이 삶은 지옥이다.


어릴 때 나는 지독히도 가난한 환경에 처해 있었다. 학교에 준비물 못 가져가는 건 예삿일이었고 당연히 도시락도 쌀 수 없었다. 이웃집에서 쌀을 꾸어야 했고, 수술을 해야 하는데 보험도 병원비도 없어서 고모 딸 이름으로 수술을 받았었다.


가난은 내게 지독히 절망적인 것이다. 그렇게 프로그램되어 있다. 한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나누고, 그렇게 홀연히 얼마 안되는 모아둔 돈으로 떠난 적도 있었으나 그때는 내가 가난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돈도 없고 당장 이사갈 곳도 없는데 나는 일을 할 수 있는 신분도 아직 아니다. 거기서 올라오는 불안과 두려움, 통제할 수 없음에 대한 무력감과 분노 등 부정성이 압도할 때면 이 상황에서 도망치는 거 말고는 해결책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기도할 수밖에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다. 그리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기도는 언제나 응답된다. 응답의 형태는 내가 요구한 것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다만 주님의 뜻을 드러내달하는 기도, 이 상황을 에고의 눈이 아닌 성령의 눈으로 보게 해달라는 기도는 당연히, 언제나, 100퍼센트 응답된다.


그리고 나는 오늘 확실하게 이 상황을 다르게 볼 수 있었다. 이건 정말 너무나도 귀중한 기회이다. 비싼 워크샵을 간다 한들 이런 수행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단연코 없다. 이건 정말 에고에겐 생존의 절벽에 매달린 상황이다. 여기서 에고의 힘으로 간신히 그 절벽을 올라간다 한들 그건 임시방편일 뿐이다.


절벽에 매달린 상태에서 손을 놓을 기회이다. 스 두려움 속으로 완벽히 걸어들어갈 기회이다. 아마 수많은 생애 동안 축적되었을 생존에 대한 두려움의 에너지를 해방시킬 기회이다.


어떤 영적 워크샵이 이 같은 기회를 만들 수 있겠는가? 일억천만금을 낸다 해도 할 수 없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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