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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Oct 29. 2015

4년 전 10월 29일

카스트로해리스로 가는 길

까미노에서 한 언니와 친구와 며칠을 함께 걸었다.

나와 친구는 생각이 비슷했고, 언니는 달랐다.

왜 비싼 옷을 입고 좋은 베낭을 매고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느냐고 우리를 못마땅해했다.


어차피 우리가 함께 걸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본인과 다른 생각을 한다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굳이 같이 가야 할 필요가 무엇일까 싶어 그냥 각자의 길을 걷자고,

굳이 함께 걷지 말자고 말을 하고 떠나온 길이었다.


내가 너무 쎄게, 불친절하게, 예의없이 굴었나 싶어서

약간의 죄책감에 마음이 좋지 않은 하루의 시작이었다.


그런데 길에서 만난 구름.

보는 사람마다 다른 이미지겠지만, 

내겐 그 구름이 마치 천사의 날개 같았다.

거의 내내 모양의 변화 없이 그렇게 거기 있었다. 

죄책감을 씻어주는 상징 같았다.


맞지 않는 사람과 맞추어가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진심으로 나를 바꾸어 맞추고 싶을 만큼의 사람이 아니라면

그리고 나와 다른 상대를 수용할 수도 없다면

각자 살아가는 게 현명한 거라는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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