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수업 39과
4. 너의 거룩함은 지금껏 제기되었고 지금도 제기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제기될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다. 너의 거룩함은 죄책감의 종말을 의미하므로 지옥의 종말을 의미한다. 너의 거룩함이 곧 세상의 구원이요, 너 자신의 구원이다. 너의 거룩함이 네 것인데 네가 어찌 거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나님은 거룩하지 않음을 모르신다. 하나님께서 아들을 모르실 수 있겠는가?
7. 사랑이 결핍된 생각과 관련된 구체적인 상황, 사건 또는 사람이라면 오늘 연습을 적용하기에 적합하다. 네가 구원되려면 너는 그것들을 다르게 봐야 한다. 너를 구원하고 너에게 비전을 주는 것은 그것들에 대한 너의 축복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나는 매우 예민한 편이다. 물론 사전에 합의하여 변경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일방적으로 약속을 바꾸자고 하거나, 취소하거나, 심지어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나는 마음속에서 그 사람을 아웃시킨다.
오늘 조나단이 피닉스에 가야 할 일이 있어 나는 리트릿하우스 청소 후 라이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때마침 로미도 일이 있어서 같이 마치고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예정시간보다 10여분 일찍 마친 로미가 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서로 오해한 부분이 있었다. 로미가 하이킹을 가겠냐고 물었고 나는 이미 청소로 지친 몸이었기에 하이킹은 다음에 가자고 했는데 로미는 내가 아예 오늘 로미와 시간을 보내지 않는 걸로 받아들이고서는 혼자 집에 가버렸다.
핸드폰도 조나단이 들고 가서 이메일을 보냈지만 연락이 없고...결국 한시간 반 후에 메일을 확인하고선 데리러 왔다. 태워다 주는 것을 까먹었다며...그런데 집에 왔더니 문은 잠겨 있고...창문을 이용하려 했으나 웬일인지 조나단은 오늘 창문까지 잠그로 가버렸다. 원래 전혀 잠그지 않는 창문인데...
그 상황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분노의 에너지가 올라왔다. 오늘 레슨처럼 나의 거룩함이 정말 이 모든 감정성으로부터 나를 구원할 수 있다면 제발 그렇게 해달라고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기도했고, 걸어서 콜롬바리움 명상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 좀 안 되는 거리니까 운동도 할 겸 걷기명상도 할 겸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조금 걷다보니 또 스멀스멀 짜증과 분노의 에너지가 올라오는데, 이 모든 상황의 책임을 조나단에게 돌리고 그를 벌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었다. 왜 하필 내가 청소하는 오늘 약속을 잡아서...왜 핸드폰을 아직 사지 않고 내 핸드폰을 들고 가서...급기야는 왜 나를 여기에 오라고 해서...한국에 있었으면....까지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오늘의 레슨을 되뇌였다. 기적수업이 진실이라면, 정말로 내가 거룩함 그 자체라면, 이 모든 끈적끈적한 에너지장으로부터 나를 구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서.
그런데 거기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나의 선택. 나는 기꺼이 그 모든 부정적인 에너지를 포기할 것인가? 그런데 예스라는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에고는 그 부정성을 갖고 노는 게 너무나 재미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 좋은 놈 나쁜 놈, 편을 나누어 피해자가 되어 불쌍한 척 하면서 얻는 단물을 정말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깊고 깊은 곳에서 정말로 이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갈구가 있기에 포기하겠다고 내적 선언을 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평화가 찾아왔다.
조금 전만 해도 이따가 조나단이 오면 뭐라고 화를 낼까 생각했는데, 그는 오늘 하루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떻게 피로를 풀어줄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실제로 조나단을 만났을 때 그 어떤 분노나 짜증도 올라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