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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Feb 15. 2018

모든 시끄러운 생각 너머에

기적수업 45과

제 45 과
하나님은 내가 함께 생각하는 마음이시다

(...)

나의 실재 생각은 내 마음에 있다. 나는 그것을 찾고 싶다.

이제 네 마음속 진리를 덮고 있는 비실재의 생각들을 모두 지나 영원한 것에 도달하려 노력하라.

7. 마음에 어질러놓은 너의 어리석은 생각들과 정신 나간 관념들 아래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생각한 생각들이 있다. 그 생각들은 지금도 변함없이 네 마음에 그대로 있다. 그 생각들은 언제나 그랬던 바로 그대로 항상 네 마음에 있을 것이다. 그 이후로 네가 생각한 모든 것은 변하겠지만, 그것들이 놓인 기반은 전혀 변함이 없다.

8. 오늘 연습이 지향하는 것은 바로 이 기반이다. 여기에 하나님의 마음과 결합한 너의 마음이 있다. 여기에 하나님의 생각과 하나인 너의 생각이 있다. 이러한 연습에 임할 때 유일하게 필요한 것은 천국에서 하나님 성부와 하나님 성자에 바쳐진 제단에 다가가듯 그곳에 다가가는 마음가짐이다. 네가 도달하려는 곳은 그와 같다. 네가 얼마나 높이 가려는지 지금은 깨달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얻은 이 작은 이해로도 이것이 한가한 유희가 아니라 거룩함을 연습하는 것이며 천국에 도달하려는 시도임을 기억할 수 있으리라.

(...)


‘마음에 어질러놓은 너의 어리석은 생각들과 정신 나간 관념들 아래’ 하나님의 생각이 있다고 말하는 오늘의 수업. 호킨스 박사님도 말씀하셨다. 모든 마음의 지껄임 아래에 무한한 침묵이 있다고. 모든 생각함 너머에 언제나 현존하는 침묵의 장이 존재한다고. 그 장으로 인도해주길 신께 청하는 기도를 하라고. 그리고 끊임없이 재잘거리는 마음 대신에 그 무한한 침묵의 장과 동일시하는 수행을 하라고.

에고에게 침묵은 두려움이다. 에고에게 평화는 적이다. 에고에게 사랑은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에고는 그 무한한 침묵, 온전한 평화와 사랑이 전부인 그 장으로 들어가는 것이 곧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호킨스 박사님 강연에서 만약 마음이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으면 에고는 의미없는 흥얼거림(비비디바부디붐 같은)을 통해서라도 침묵을 벗어나려고 한다.

에고의 구조와 속성에 대해서는 호킨스 박사님이 너무나 자세하게 설명해 놓으셨다. 그래서 에고가 그 어떤 교묘한 수단을 사용한다 할지라도 새로운 것이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오늘 수업은 그 에고 너머에 대해 간단하게 말한다. 에고 너머에 그러한 것이 있다고. 단지 그곳에 다가가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라고.

오늘은 발렌타인데이이다. 미국에서는 정말 큰 기념일이다. 한국처럼 화이트데이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발렌타인데이 때 같이 챙긴다. 주로 남자가 챙기는 경우가 더 많긴 하다. 지난 주 심각하게 다툼을 벌였던 우리기에 조나단은 매우 조심스럽게 나를 대하려고 애쓰는 것이 눈에 보인다. 본인의 일이 엄청 스트레스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작년 발렌타인데이 때는 한국과 미국에 따로 있었기에 딱히 무언가를 챙기지 못했다. 나는 초콜릿을 보내긴 했었다. 그리고 이틀 뒤에 미국에 왔는데 그때 조나단은 커다란 인형을 들고 공항에 마중을 나왔었다. 발렌타인데이 겸 입국 환영 선물이라며.

올해는 우리 서로 경제적으로 아껴야 하는 상황이기에 선물은 따로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근사한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데이트를 했다. 페이스북을 보다가 다른 커플이 발렌타인데이 선물 받은 것을 포스팅한 사진을 봤다. 꽃다발과 반지. 그 사진을 함께 보여주니 자기는 나쁜 남편이라고 자책을 한다. 물론 백프로 농담으로. 정말 눈꼽만큼도 질투나 속상한 마음쪼가리가 올라오지 않는다. 전혀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고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사는 거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각자의 생각을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내가 한번씩 한국에 가겠다고 땡깡 부리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건 이 에고가 가진 마지막 무기라고. 이 에고가 통제할 수 있는 내 삶의 부분이 그것밖에 없어서, 한번씩 자존심이 상할 때면 그렇게 억지를 부리는 거라고. 조나단은 당연히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걸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은 아프다고 한다.

그리고 조나단은 자기의 이기주의에 대해 얘기했다. 일을 하기 위해 큰 도시로 나간다고 말은 하지만, 솔직히 자기 마음 안에는 그러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다고, 남편으로서 책임감 없는 모습에 미안하다고, 아직 이력서 넣은 회사들 중 오라는 곳이 없는데 아마 자기가 무의식적으로 그걸 원하지 않기 때문일 거라고, 내적 결심이 분명해지면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결혼이란 걸 통해 우리는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이기심을 조금씩 내려놓으며 상대를 위해 희생이라는 걸 조금씩 하고 있다.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겠지만, 이렇게 서로 배울 수 있는 사이로 만남에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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