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나도 알고싶다.
한국에서 운전을 한 건 5년 정도.
중고차 산 다음날 좁은 일방통행 길을 운전하다 맞은편에서 오는 트럭에 놀라 핸들을 틀어버리는 바람에 길가에 주차된 차를 박은 게 첫 번째 사고,
집에서 주차하다 전봇대에 박은 게 두 번째 사고,
큰 도로에서 나는 직진 중, 옆 건물에서 나오던 차가 그대로 돌진하여 내 차를 박은 게 세 번째 사고였다.
첫 번째 내가 박은 차는 다행히 거의 폐차 직전의 차였고, 전봇대 박은 건 어차피 오래된 중고차라 괜찮았고, 세 번째는 상대방 과실 90프로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처음으로 사고가 났다. 일을 마치고 친구 만나러 가는 길이었고, 거의 매일 오가는 길이었다. 그날은 감정이 많이 올라오던 날이었고, 호박사님 강연을 들으며 박사님이 알려주신 기도를 소리내서 하며 운전 중이었다.
그런데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최초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처음 정신을 차린 순간 차는 오른쪽으로 도로를 벗어나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브레이크를 밟으며 왼쪽으로 핸들을 틀었으나 차는 멈추지 않았고 나는 몇 번 더 핸들을 좌우로 틀다가 왼쪽 낮은 언덕 아래로 차가 빠지며 아마 한 바퀴 반 정도 차가 굴렀던 것 같다. 나무에 부딪쳐 차는 멈춘 듯 보였고, 차 오른편이 바닥으로 누운 채 나는 위쪽에 매달려 있는 상태였다. 차 앞유리는 처참하리만치 깨져 있었으나 다행히 나는 멀쩡했다.
다행히 핸드폰은 손에 닿는 곳에 있었고, 제일 먼저 한 것은 신랑 조나단에게 전화한 것이었다. 그리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돈에 대한 걱정이었다. 사실 그게 유일하게 내가 생각하는 거였고, 그 압박감에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신랑 보험에 나를 추가하려고 했으나 미국운전면허증과 소셜넘버가 없어서 안된다고 했었다. 그래서 원칙주의자 신랑은 내가 운전하는 걸 잘 허락하지 않았으나, 사실 신랑이 매번 운전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동네 운전하는 건 허락한 정도였다. 그 상황에서 나는 내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므로 보험회사에서 하나도 커버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 막막함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차는 고쳐서 쓸 수 업슬 정도로 많이 망가져 있었으니...
그런데 결론적으로 이 사고가 내게는 큰 선물이 되는 기회가 되었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