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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Apr 28. 2023

1166일(20230426)

스투파 첫 봉사활동

엄마는 한동안 너와 함께 할 봉사활동을 찾고 있었어. 뭔가 네가 직접 참여할 만한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스투파에서 봉사할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본 거야.


스투파 관리인 중 한 명인 Olin은 너를 기억하고 있었고 우리를 정말 반겨주었어. 그리곤 식물 물주기를 해주면 좋겠다고 부탁했지. 그거라면 네가 집에서도 늘 하는 일이니까 즐겁게 할 수 있을 걸 알았어.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너는 이미 도서관에 갈 때부터 엄청 피곤해 보였어. 그럼에도 드럼 클래스를 즐겼고, 끝난 후에 우리는 바로 스투파로 향했어.


이제는 스투파 가면 먼저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스투파를 3바퀴 도는 게 예의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 넌 그게 참 자연스럽지.


너와 함께 식물에 물을 주고, 돌탑들을 무너뜨리고, 잡초를 뽑는 우리의 봉사활동 시간 동안 엄마는 정말 행복했어. 이제 고작 3살인 너와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정말 축복으로 받아들여져 너무나 감사했지.


봉사활동 후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너는 연신 “The view is so beautiful.”이라고 말했어. 많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보는 너로 인해 어쩔 땐 엄마도 깜짝 놀랄 때도 있고, 못 보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때도 있어. 너의 말에 이어 엄마가 ”Yes, it’s so beautiful and peaceful.”이라고 답하자 너는 “And Godful.”이라고 답했어.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몰라 다시금 물어봤는데 너에겐 아름다움과 평화, 신이 모두 같은 개념인 거지. 그렇게 단어를 만들어내는 너에게 감동받았어.  


너는 종종 뜬금없이 엄마를 부르는데 내가 대답하면 너는 “I love you.”하고선 네 일을 계속하곤 해. 그런 뜬금없는 사랑고백에 엄마가 얼마나 설레는지 모르지?


마이클,

오늘도 엄마 아들로, 엄마와 함께 해주어서 감사해.

내잏도 더 많이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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