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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May 03. 2023

1171일(20230502)

세도나에서 너를 키운다는 것

엄마가 세도나를 세 번째 방문했을 때, 엄마는 여기서 살게 될 거라는 걸 알았어. 그 전 두 번의 방문 때마다 여기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여기서 살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어떤 확신 같은 느낌이었지. 물론 언제, 어떻게 이곳에서 살게 될지는 전혀 몰랐지. 마음은 언제나 그 답을 찾으려 애썼지만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었어. 마음은 그저 온갖 상상을 만들어낼 뿐이었지. 하지만 가슴은 그 사실을 언제나 너무나 명확하게 알고 있었어.


네 번째 세도나를 방문했을 때 엄마는 아빠를 만났고, 그 이듬해 결혼을 하며 이곳에 살게 되었어. 정말 꿈만 같았지. 6년째 여기서 살고 있지만 여전히 매일 매일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어. 레드락 뷰를 볼 때마다 여전히 가슴이 벅차올라.


특히 너를 낳은 후에는 그 벅참이 매일 더해지는 기분이야. 너를 이곳에서 키울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이 특별한 땅을 밟고, Stupa나 Chapel of Holy Cross에 가서 부처님을, 예수님을 경외하고, 신실하게 호킨스 박사님 가르침을 공부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오늘 아침 집 근처에 있는 Crescent Moon 공원에 가서 너와 함께 맨발로 흙을 밟고, 네가 물에서 노는 것을 지켜보며 또 얼마나 큰 기쁨이 차올랐는지 알아? 네가 낮잠에서 깨면 너와 함께한 아침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고, 정말 기뻤다고, 고맙다고 말해줄게.


요 며칠 내적으로 많은 것이 올라와 힘들었는데 너로 인해 그 모든 것을 내맡기고 나아갈 의지를 내게 돼. 다음엔 엄마가 요즘 겪은 내적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


낮잠 잘 자고 일어나렴.

남은 하루도 신나게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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