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뜻하지 않은 질병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직접 경험해 본 사람에게서 듣는 이야기가 가장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서 프랭크의 <아픈 몸을 살다>는 내내 흥미로웠다.
확실히 질병은 정신없는 삶의 기차를 멈춰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기차가 멈추면 비로소 지나가던 풍경이 보인다. 아프기 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들에 비로소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
질병은 '위험한 기회'이다. 저자가 심장마비와 암을 경험하면서 질병이 기회임을 깨닫는 데에는 힘겨운 인정과 고찰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질병을 기회로 삼아 본인의 삶의 가치를 높이고, 아픈 사람과 그 주변 사람들의 태도에 대하여 이야기해 주는 저자의 모습은 확신에 차 보이면서 자유로워 보였다. 질병에 걸린 저자는 멈춰 선 것이 아니라, '아픈 순간'을 살아내고 있는 듯해 보였다.
저자는 '신은 문을 닫으면 창문을 여신다'는 글귀를 소개하며 책을 마무리짓는다. 저자는 이 글귀를 조금 바꾸어 '창문을 닫으면 문을 여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질병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얼마나 크고 가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람은 아플 수밖에 없다. 누구든 아프게 된다는 점에서 아픔과 질병에 대한 태도를 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픈 순간을 멋지게 살아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