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같던 화가 가라앉거나 아이가 잠들고 나면 사실 별것도 아닌 일에어린애한테원 것 퍼부은 내가 한심하고 아이에게 미안한 적 있으시죠?
해결 방법을 찾고자 육아 프로그램이나 여기저기 양육 정보를 찾아 이런저런 실천을 해보아도 큰 변화 없으셨을 거예요. 오늘 말씀드릴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심리학과 뇌과학이 아무리 발전되고 아이 발달 단계를 더 세밀하게 알게 되더라도 내 삶과 아이에게는 아무 영향을 끼칠 수 없었을 겁니다.
내 아이를 똑똑하고 자신감 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화내지 않고 자녀 키우는 방법, 꿀 팁 두 가지를 알려 드릴게요.
그 첫 번째는 내가 어떤 상황과 태도를 못 견뎌하는지 문장으로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일상에서 사회적인 약속에 대해 '이건 이래야지'수긍하고 따르려 하다가도 수가 틀리면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리는 '난 이렇게 할 거야!' 하는 투정쟁이로 변해버립니다. 그 투정은 분노의 형태로 소리 지르는 것이 가장 흔하지만 누군가는 진지한 논쟁의 형태로 때론 '내 마음 맞춰봐!' 하는 수수께끼 모드로 나타납니다. 각자의 투정 모드에 들어가면 모두 형태는 달라도 소통이 어렵고 상대방 마음에 상처를 남깁니다. 그런데 하물며 서른 살 가까이 어리고 전적으로 나에게 의존하는 조무래기와 함께 있다가 수가 틀리게 되면 아무리 소중한 자식이라 해도 존중하고 배려하기란 너무나 너무나 어려운 일이죠
아이에게 부모의 화는 치명적이에요. 유년기 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아이가 잠재의식을 형성하고 세상에 대해 신뢰를 쌓아 가는 과정에서 세상의 전부라 할 수 있는 부모가 자기 화를 알아채지도 못하고 다스리는 법도 몰라 화날 때마다 투정 모드로 들어가 화내거나 끝없이 자기 논리를 증명하려 들고 고양이처럼 사나운 눈으로 말 문을 닫아 버린다면 아이에겐 그보다 두렵고 막막한 일이 없을 거예요. 아무리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모두 사주고 다양한 체험농장에 데려가 자연을 교감시켜주고 지구 이곳저곳 여행하며 고급진 경험을 제공하더라도 아이가 부모의 정제되지 않은 화에 빈번히 노출된다면 좋은 기억은 거의 잡아 먹혀버립니다. 결국 정성을 다해 키우고도 '엄마 아빠는 나를 좋아하지 않아', '나도 힘이 생기면 저렇게 힘자랑할 수 있어'하는 전하고 싶지 않은 메시지만 전하게 되는 거죠.
화를 낸 후에야 알아차리면 늦습니다. 아이는 이미 두려움을 경험했고 두려움을 이기고자 강자 앞에서는 쭈그러 들고 약자 앞에서 사나워지는 기술을 습득한 후일 테니까요.
지난 화를 되돌아보며 내가 많이 화냈던 그 상황의 원인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난 이건 정말 싫어, 이건 못 참아'하는 것을 생각나는 데로 떠올리고 메모장에 써보세요. 메모장에 써진 내용을 보다 보면 아이의 반복되는 실수나 타인의 의도적 못된 짓이나 나를 화나게 하는 수많은 상황 같던 일이 사실 한 두 가지 내가 절대 용납하지 못하는 나의 신념에 걸려 넘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실 겁니다.
누군가는 내 이야기에 경청을 하지 않을 때, 누군가는 누군가의 지적을 받을 때 또 어떤 이는 배가 고프거나 졸리거나 가치 없다고 느끼거나 내 뜻대로 하지 못 할 때 화가 납니다. 나는 무엇을 못 참는지 가만히 생각하며 적어 보세요. 그냥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화나는 일이 엄청 복잡한 것 같은데 글로 써보면 쓸게 없거나 생각보다 별 일 아니어서 당황하실 수도 있지만 의외로 쉽게 화를 이해하고 상황을 개선해서 내 화로부터 애꿎은 아이만 고생하는 일은 줄일 수 있습니다.
이제 두 번째 팁을 알려드릴게요. 그것은 바로 자기 화를 다스리고 나와 아이의 마음을 지켜줄 수 있는 긴급 처방 '긍정의 주문'을 준비해 두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상대방이 내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부정적인 언행을 하면 분노감을 느끼는데요. 이런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유년의 경험과 심리적 문제에 대해 치유해야겠지만 당장 분노가 올라왔을 때 '긍정 주문'을 외우면 궁극적인 치유 방향에 부합되면서도 긴급 처방이 가능합니다.
제가 타인의 언행에서 분노감을 느낄 때 쓰는 긴급 처방, 긍정 주문은 이렇습니다. '당신은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아도 돼. 나도 그럴 때 있어. 사실 내가 더 남의 말 안 들어. 누구라도 경청해야 하지만 누구라도 잘 안들을 수 있어. 괜찮아'입니다. 평상시 연습을 좀 해두면 긍정 주문을 3번, 5번 외우는 몇 초 만에 마음의 불을 끌 수 있습니다.
저 간단한 주문의 효력이 강한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는 절대 그럴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대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 상대의 입장도 고려하게 되고 나의 허술함도 인정하게 됩니다.
실제로 인격이 높아지는 경험을 쌓고 긍정마인드가 장착되는 것은 더디고 험난 할 수 있지만 그냥 단지 글자로써 '너는 그래도 돼, 나도 그래, 사실 내가 더 그래, 그러면 안되기도 하고 그럴 수도 있어. 괜찮아'라고 주문을 외우면 내가 화나는 상황에 대해 동의 하든 동의하지 않든 상관없이 지금 일어나는 일이 너는 물론 나에게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스스로 암시하기 때문에 완전한 이해를 못하더라도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아니라는 심리적 물고를 터주면서 순식간에 화를 가라 앉히는 것입니다.
좋은 컨디션에서 '긍정 주문'연습을 해도 처음에는 감정에 거부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도 틈틈이 연습하다 보면 그냥 말뿐인 그 말에 대한 거부감이 점차 사그라들기도 하고 설령 너무 화가 나서 주문 전체를 암송하지 못해도 주문의 의도를 알고 생각나는 데로 떠올리다 보면 화를 컨트롤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제 남편의 경우 아이 울음소리를 들으면 화가 나서 위로를 원하는 갓난쟁이 아이에게 울음 그치라고 되려 성내고 벌컥 나가 버리곤 했습니다. 남편에게는 아이 우는 것도 힘든데 동시에 동요되는 감정을 쏟아내지 말아 달라 부탁했지만 오래도록 조절이 되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내 앞에서 울어도 돼. 괜찮아'를 주문으로 외우도록 미리 준비시켜 주었습니다. 애가 다시 징징거리고 남편이 화에 시동을 걸기에 주문을 외우라니까 거부감을 이기지 못하고 '내 앞에서 울지 마, 울지 마'라고 주문하더군요. 그냥 말일 뿐인 '울어도 된다'는 소리를 자기 입으로 내기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아이가 우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 마음에 문제가 있음을 느끼는 데는 충분했습니다. 다음번에는 '울어도 돼'다섯 번 만에 마음에 큰 불은 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어질러 놓아서 계속 치우는 게 화가 날 때는 '어질러도 돼. 내가 더 어질러. 누구라도 어지르고 누구라도 치울 수 있어. 괜찮아'라고 주문합니다.
소꿉놀이, 병원놀이, 똑같은 책 읽기를 계속하자고 해서 너무 싫고 지겨울 때는 '계속해도 돼. 내가 더 고집스러워. 누구라도 한 가지를 좋아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괜찮아'라고 주문합니다.
살림하고 애 키우는 게 의미 없게 느껴질 때는 '육아나 인생이 큰 의미 없어도 돼. 나도 원래 별 의미 없었어. 누구라도 큰 의미 있을 수 있고 누구라도 큰 의미 없을 수 있어. 괜찮아'라고 주문합니다.
긍정 주문을 외우기에 거부감이 너무 크면 큰 소리로 거부감을 드러내세요. ' 내 인생은 너무 의미 있어, 계속 반복하지 마, 어지르지 마, 울지 마, 무시하지 마, 강요하지 마'몇 번씩 원하는 말로 내 지르고 눈물 흘리고 나면 긍정 주문이 그냥 주문으로써 읊을 만 해 질 거예요.
누구나 수가 틀려 분노하는 포인트는 정해져 있어요. 나에게 그 상황이 닥쳤을 때 어린 내 아이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지금은 도무지 수긍할 수 없는 나를 열 받게 하는 그 일을 수용하는 긍정 주문을 미리 만들어 두는 거예요. 긍정 주문을 미리 연습하다 보면 상황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나의 왜곡된신념이 문제임을 알게 될 겁니다. 긍정 주문을 준비하고 연습해 둔다면 내 아이가 내 화에 불시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억울함을 줄일 수 있어요. 그럼 우리가 바라는 똑똑하고 자신감 있는 아이로 키울 단단한바탕이 만들어지는 거예요.
다양한 자녀 양육법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혼란스럽고 불안한 부모님들을 위해 부모로서 어떤 양육법보다 앞서서 가장 우선 해야 할 중요한 두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첫 째, 나는 언제 화나고 어떤 상황을 불편해하는지 문장으로 적어보는 것
둘째, '그래도 돼. 내가 더 그래. 누구라도 그러면 안되지만 누구라도 그럴 수 있어. 괜찮아.' 이렇게 긍정 주문을 준비하고 연습해 두는 것입니다.
가끔씩 화나는 감정을 다른 성인인 친구나 배우자에게는 핑퐁 핑퐁 던지며 자기감정을 내 맡겨 버릴 수도 있겠지만 아직 자신의 요구가 먼저 받아들여져야 하는 5세 이전의 아이와 함께라면 화날 때 내지르지 말고 긍정 주문을 열심히 사용해보세요.
아이의 요구가 위험하거나 사회 규범에 어긋나더라도 화가 아닌 정확한 안내가 필요한데 오직 내가 번거롭고 두려워서 싫고 화나는 거라면 긍정 주문의 힘을 빌어 화를 멈추고 솔직하게 아이와 상호 작용에 집중하시길 권장드립니다. 그렇게 노력하시다 보면 몇 해 지나지 않아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감정 조절도 잘하는 아이, 부모의 핑퐁 거리는 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되려 기다리고 감싸주는 아이를 만나실 겁니다.
자녀를 어떤 사람으로 키워야겠다 각오하고 양육법을 구축하시기 앞서 오늘 말씀드린 두 가지를 선행하신다면 원하시는 양육법을 실행하기에 낯 간지러움이 덜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자식을 공들여 키우는 가운데 자녀의 잠재의식에 불안과 억울함을 남기는 실수는 피하실 수 있을거예요.
다음에는 습관적 지시와 강압 그리고 부부싸움으로 자녀에게 뜻하지 않게 상처를 남겼을 경우 대처법과 안전하게 화내는 방법을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