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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왁킴 Oct 20. 2021

목포 문학박람회

새싹이와 단 둘이, 목포에서 일주일살기(4)


너무 오랜만에 올리는 이야기네요.

노트북을 열고 싶지 않아서 게으름을 좀 피웠습니다.

그 사이 날이 부쩍 추워진 탓에,

반팔 옷을 입은 목포 사진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네요.

시간이란 게으름 한 번 피우지 않고 참 잘도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저도 좀 털고 일어나, 이야기를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목포에서의 셋째 날은 '목포 문학박람회'에 참가하는 날이었습니다.

사실상 이번 여행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행사였죠.

목포를 대표하는 작가인 김우진, 박화성, 차범석, 김현의 이름을 따서 하루하루 날을 지정하여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다른 분들에 대한 정보는 잘 알지 못했고, '차범석' 작가가 전후문학을 대표하는 분이라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던 터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목포에서 자부심으로 내세우는 작가들의 이름과 대표작 정도는 기억하며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박람회에 참가했습니다.



목포 문학박람회 리플릿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일곱 살 친구
목포 문학박람회는 지역에서 정성을 많이 쏟은 행사 같았어요. 안내가 아주 잘되어 있었습니다.
비슷한 또래의 친구가 여기서 사진을 찍길래, 내 친구도 한 컷




행사장마다 따로 방문자 체크와 소독 부스를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행사를 할 때 방역 문제가 얼마나 큰 부담이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문제가 되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히 한 모습이 타지에서 온 참가자의 입장에서 보기 좋았습니다.



입구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주제관'이 보였습니다.

목포문학박람회 주제관 입구



이렇게 생긴 입구로 들어가면

목포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작가 4인방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알 수 있는 전시관이 나옵니다. 보기 좋게 잘 꾸며 놓았는데, 저희 아이가 영 관심이 없었던 터라, 더구나 붙잡고 설명할 수 있는 배경지식이 제게도 부족했던 터라, 성의 있게 보진 못했습니다. 그 점이 개인적으론 좀 아쉬웠던 부분이에요.



작가에 대한 정보와 작품 전시가 끝나면 여러 가지 체험해 볼 수 있는 부스들이 꾸며져 있습니다.

AR을 통해 글자 조합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기다리는 분들이 있어서 저희는 그냥 지나쳤어요.

친절한 누나의 안내에 따라, 네임텍을 만들고 방명록을 남기는 활동만 했답니다.

전자 방명록도 남겼는데, 사진이 있는 관계로 생략.^^;

 

목포문학박람회에 참여한 짧은 소감
친절한 안내 선생님과 함께 네임텍 만들기



방명록을 남기고 주제관에서 나와서

'문학체험관' 존에 있는 '슈링클스키링만들기' 부스로 갔어요.

아이가 미술학원에서 해보고 무척 신기했다며 또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해서,

이 프로그램에는 꼭 참여하기로 얘기했었거든요.



문학체험관의 '마법종이 슈링클스 키링만들기'부스



선생님께서 아이랑 함께 온 부모님들은 아이 사진을 보고 많이들 그린다고 하셔서,

저도 패기 넘치게 도전해봤습니다.

의욕만 앞섰던 덕에 저는 모르는 아이가 그려진 키링을 들고 다니게 됐어요.

아들이 이런 게 다 추억이라고 위로해줘서 열심히 들고 다니고 있답니다.





'문학체험관'에서 두 번째로 참여한 프로그램은 '작지만 큰 마음을 담은 북 만들기'입니다.




진행하는 선생님께선 아이 성장 앨범을 다 수제 책자로 만들어주셨다고 하더라고요.

책이 그만큼 오래 보관이 된다고 잘 만들어서 오래 간직하라고 하셨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무늬의 종이를 골라서 표지를 만들고,

열심히 풀칠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뚝딱! 책 한 권을 완성했답니다.

저는 사실 이야기를 직접 써넣어서 책을 만드는 건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책만 만드는 거였어요.

목포 여행에 대한 사진을 붙이고 글을 적어보자고 이야기하며 책을 완성했답니다.



문학체험관에서 마지막으로 참여했던 '뇌블럭과 만난 문자, 언어창작활동'


아이가 블록을 좋아해서 뭘 체험하는 건가 하고 기웃기웃했더니,

무료니까 들어와 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앉았는데 몇 개 안 돼 보이는 블록 조각이 바구니에 담겨 있더라고요.

아이가 꼬물꼬물 대면서 만지기 시작하더니,

금세 다리를 조립하고, 몸통을 조립하고, 꼬리를 달고, 눈을 달고,

마침내 혀를 달아서 카멜레온을 완성했답니다.^^

선생님께서 너무 잘했다고 하시면서 사진으로 찍어놨다가 '완성된 예'로 설명서에 넣어야겠다고 하셨어요.

제한된 블록을 가지고 완성품을 만들려면 머리를 많이 써야 한다고

그런 활동이 뇌 발달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시면서요.



이렇게 체험을 하고, 출판사에서 도서를 전시해놓은 곳으로 가서 동화책 한 두 권을 읽고 나니, 엄청 허기지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근대문화거리'로 이동했습니다. '근대역사관'에 방문했을 때, 카페를 그쪽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나서요. 그리곤 '유달동 로망스'라는 근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근대역사관 2관 맞은편에 있는 '유달동로망스'




카페 안에는 풍금을 비롯한 여러 가지 오래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어요.

근대 거리에 딱 어울리는 인테리어라고 할까요?

막연한 향수가 느껴지는 느낌이었어요. 저도 그 시대에 살았던 것이 아니라서, 더 낡고 오래된 것들을 보는 느낌이었으니까요. 아이는 비단으로 만든 전통적인 방석이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자꾸만 쓰다듬고 눕고 그래서 폐를 끼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답니다.



'유달동 로망스'의 블루베리 에이드와 아이스 카페라떼
'유달동 로망스'의 버터 앙금 크로와상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서 주문했는데,

크로와상이 너무나 맛있었어요.

잠깐 이성을 잃고 하나를 더 시켜먹자는 아이의 유혹에 넘어갈 뻔했으나,

곧 저녁 시간이라는 생각에 간신히 정신줄을 잡았답니다.

여차했으면 진짜로 하나 더 들이킬 뻔했어요! 바삭하고 달달하고 상큼한 조합이랄까요?

목포 방문하시면 들러서 맛보세요. 저흰 다음 날 또 갔답니다.;




박람회의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들어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한우곰탕'을 시켜먹었어요.

맛이 별로였는지, 다음 날 아침은 '유달 갈비탕'에서 또 먹자고 해서

그러기로 하고 간신히 재웠답니다.



셋째 날의 일정은 여기까지-

넷째 날의 박물관과 목화 체험장 방문기, 야간 축제 방문기에서 다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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