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줄줄 나온 글을 주욱- 늘어놓고는, 읽고 또 읽으며 뚝딱뚝딱 망치질하고 가위질하고 풀칠을 해서 완성을 합니다. 완성한 글은 항상 좋은 글이라고 생각했어요. 혼자 읽어보면 마음이 뿌듯해서요.
요 근래에 크지 않은 공모전에 감상문 몇 편을 냈는데 보기 좋게 탈락했어요. 한 군데 발표가 남긴 했는데 기다리지 않습니다. 이미 상심이 커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정비하고 있어요.
이 글은, 글이라기보단 반성문에 가깝습니다.
제 글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기록할 거거든요.
첫째, 사유의 부족
주어진 '텍스트'와 '나'에만 지나치게 집중했던 것 같아요. '인물'과 '나' 이외에 읽고 느낀 감정을 객관화할 수 있는 다른 매개가 있었으면 좋았겠단 생각을 했어요. 제 글이 좀 단조로워서 특별한 게 없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또 다른 책의 내용이나 신문기사, 영화나 음악, 그 외의 다양한 작품의 사연이나 감상과 관련지어 풀어봤다면 더 풍부한 글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둘째, 텍스트 해석의 다양성
너무 뻔하게 썼던 것 같아요. 책머리, 작가의 말 부분을 읽고 내가 받아들인 것이 틀리지 않았구나 라는 안도로 글을 써 내려간 경우가 많았는데요. 근데 모두가 그걸 참고해서 글을 썼을 거란 생각이 불현듯 드네요. 그렇다면 수십 번 언급된 문장을 저 역시 인용했을 수도 있겠단 생각에 조금 좌절이 됩니다. 중심은 흐트러지지 않되, 가지는 색다른 해석. 그런 시선을 갖는 연습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셋째, 다양하게 시작해보기
위에도 썼지만, 한 번 시작을 하면 줄줄이 뒷문장이 붙는다고 해서 '매끄럽고, 자연스러우니 됐다'라고 생각한 게 패인인 것 같아요. 다양하게 한 문단을 써보고, 주제와 어울리는 가장 적절한 시작을 고민했어야 하는데 제가 좀 오만했나 봐요.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만족하지 않고 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작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령, 감상문의 시작은 '~가 멀지 않게 느껴지는 시대다.'라는 시작보다는 '눈은 소리 없이 내린다.'라는 시작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