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소파에서 뒹굴거리는 엄마와 아빠를 보며 아이가 그린 그림입니다. 소박하고 평범한 그림이지만 저는 아이가 건넨 스케치북 한 장으로 더없는 만족감을 느꼈죠. 미술학원에서 6개월 간 열심히 갈고닦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실력이 뛰어난 그림은 아니었지만, 내 아이가 잘 크고 있구나라는 믿음을 주는 그림이었기 때문이에요.
글쎄요, 그림에 담긴 정확한 의미는 잘 모르겠어요. 심리미술 같은 건 전혀 모릅니다. 다만, 가족의 가운데에서 중심을 잘 잡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서 건강한 자존감이 느껴졌고, 모두가 웃고 있는 모습에서 행복이 보였고, 꼬리 치는 강아지와 물고기 두 마리, 작은 유리장 벽에 늠름하게 붙어있는 크레스티드 게코 도마뱀의 모습에서 세심한 배려심이 느껴졌어요.
새해 처음으로 떠오른 해님의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마흔 줄을 앞둔 우리 부부는 해가 바뀐다는 것에 그다지 감흥은 없어서요. 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취학을 앞둔 아이가 건강한 웃음으로 한 해를 보냈으면 하는 것, 우리 가족이 그림 속의 우리처럼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것, 어느 누구도 빠짐없이 모두 잘 챙겨 더 단단해지고 돈독한 가족이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어떤 소망을 품고 새해를 맞이하셨나요?
어떤 꿈을 꾸며 새로운 아침을 만나셨나요?
2022년을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셨나요?
아이와 아빠가 눈으로 만든 우리가족
내년 이맘때쯤엔 가득 채운 보람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기를, 모두에게 그렇게 좋은 기운과 넘치는 복이 함께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