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는 글쓰기 습관#16

나의 집 1

by Lovely Kay

집에 혼자 앉아 집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깨끗하게 살지는 못하지만 이전에 살던 곳 보다 쾌적해진 집이, 이사를 온 지 2년이 되었어도 '맘에 든다,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축에 가까워지는 18년 된 아파트에 올 리모델링을 하고 들어오니 내부는 꽤나 깔끔하고 사진을 대충 찍어도 이쁘게 나와 좋다.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다가 내가 살았던 집에서의 추억을 기록해보고 싶어졌다.

내가 기억나는 곳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주택

아빠는 개인 사업자로 건축 설계를 하시는 분이었다.

젊은 나이에 꽤 많은 돈을 벌었다고 했다.

그래서 서울 외곽에 땅을 사서 그곳에 반지하 방이 2개 있고 위층에 우리가 살 집을 직접 설계하고 지었다고 한다. 주택이라 그런지 항상 아빠는 개를 마당에 놓았고 그럼에도 개장수가 개도 훔쳐가고 좀도둑에, 도둑고양이까지 들락날락거리기 일쑤였다.

그래도 여름에 옥상에 텐트를 놓고 잠자기도 하고 텐트를 쳐놓은 채로 집에서 자고 다음날 올라가 보니 텐트가 없어져서 텐트 찾으러 여기저기 다녔지만 결국 못 찾은 기억. 아마도 바람에 날아가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빠는 비싼 거 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옆집에 떨어졌으면 그 집주인이 자기가 슬쩍하지 않았을까 싶다.ㅎ

고기도 구워 먹었던 기억은 내 딸아이도 부러워할 만한 추억이다.

노랗고 큰 물탱크가 있었는데 아빠가 거기에서 놀게 해 줬던 기억도 있는데 이것은 되게 위험한 행동이라서 내 어린 시절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기억인지 실제인지 정확히 구분할 수 없다.

근처에 작은 놀이공원도 있어서 할아버지랑 다람쥐통을 타러 갔던 기억.

지금 와서 보면 주택은 다 빨간 벽돌인 것 같은데 그 동네는 아니었던 건지 엄마가 우리 집을 설명할 때면 빨간 벽돌집이라고 설명했던 기억.

내 방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입구가 있었는데

어느 날 학교 갔다 와보니 엄마가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빨간 머리 앤의 모습을

색종이로 찢어서 모자이크방식으로 크게 만들어줬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대단히 대단한 일인데 그 당시에 아마도 집안의 불화 때문인지 어릴 때부터 감정표출이 많지 않아 그냥 속으로만 와~ 하고 말았던 기억이 난다. 내 친구들이나 친척오빠들을 엄마 대단하다며 탄성을 지르는데 오로지 나만은 반응이 없어 엄마가 서운하다고 말했던 기억.

그 집에서 그리 오래 살진 않았던 것 같다. 아마도 부모님의 별거 때문일 것이다.


쓰다보니 길어져 시리즈 기록으로 남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