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작한 필사 책에서 의성어, 의태어가 어느 문장 속에 들어있나에 따라
어떻게 다른 느낌을 나타내는지 배우고 있다.
책의 문장들은 수준이 높아 비교가 될까 싶어 동일한 의태어를 가지고는 감히 작문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문득 어제는 오랜만에 딸과 동화책을 읽다가 '앗 이거다'싶은 의태어가 있었다.
'핑그르르'
최근 들어 부쩍 눈물을 찔끔하는 순간들이 많아서 이 의태어를 적용시켜 내 상황에 맞는 문장을 만들고 싶어졌다.
에피소드 1)
얼마 전 교회에서 주최한 기도회에 참석하게 되었을 때
목사님께서 나를 반기시며 손을 잡으시고는 '집사님은 어떤 기도제목을 가지고 오셨나요?'라는 물음에
예전과 많이 달라진 할머니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이 핑그르르.
점점 내 바닥을 드러내는 육아실력 때문에 부모로서 지혜를 구하고 싶다는 말을 하며 핑그르르 눈물이 돌았다.
이유는 모름.
에피소드 2)
딸아이를 요즘 들어 자꾸 다그치게 된다.
곧 초등학교 중학년이 되는 아이의 부족한 모습만 얼마나 눈에 띄는지
한 가지 행동을 보고 100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작은 실수 하나하나가 문제로 보이고 좋게 말이 나가지 않는다.
아이 눈에 순식간에 고이는 눈물.
예전에는 아이의 그렁그렁한 눈물을 보자마자 나도 같이 울곤 헀는데
요새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사람처럼 모진 엄마가 되었다.
그리 무심하게 아이를 대하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학교에 가는 아이의 뒷모습에,
서운함 가득한 채로 잠든 아이의 모습을 보았을 때 얼마나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그제야 미안함 가득한 눈물이 핑그르르 돌곤 한다.
에피소드 3)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를 꽤나 열심히 시청했다.
아이들 앞에서는 되도록이면 티브이 보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하기에
낮에 잠깐씩 보기도 하고
밤에 아이들과 함께 잠에 들었다가
둘째의 찡 하는 소리에 깨어나면 잠에 바로 들지 못해 그때마다 챙겨보곤 했다.
항상 똑같이 어두운 표정을 하는 장태수(아빠)와 장하빈(딸)의 표정이지만
마지막 회에 가까워질수록 딸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졌다.
스릴러물에 가깝고 사랑보다는 의심이라는 감정이 주를 이루는 드라마임에도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건 배우의 내공이겠지?
어떠한 특별한 대사 보다 배우의 비언어적인 표현에서 아 저 아빠는 딸을 의심했지만
그것이 정말 가슴 아팠고 엄마 못지않게 딸을 지키려고 한다는 것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프로파일러 이기전에 아버지인 장태수의 사랑이 느껴질 때
혼자서 작은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눈물이 핑그르르 마음은 찡 했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