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는 글쓰기 습관#24

배움

by Lovely Kay

내가 하는 일은 내 고객과 계약을 하고 그들의 소유물을 대신 관리하여 주고 그 운영 수수료를 매출에 대비하여 고객과 내가 분배를 받는 방식이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아니라 우리 회사.

아직 어떤 소유물을 어떻게 관리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어 두루뭉술하게 기술한다.


아무튼 내 계약자 중 40년대생 고객이 있다.

이 분의 소유물 2가지를 우리 회사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이 분은 애초에 경쟁회사의 대표와 친분이 있어 내가 우리 회사 대표와 관계가 안 좋아졌을 때 경쟁사의 대표를 소개해 주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나는 아무리 우리 대표와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할지라도 내가 차라리 직접 회사를 차리면 모를까 지금 까지도 법적으로 싸우고 있는 경쟁사 대표와는 일을 할 수 없다고 말씀드려 우리 회사와 계약 후 내가 관리를 맡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갑자기 이번 만기 때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하는 것이다.

자기 가족에게 맡길 거라고 하는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었다.

누구에게 맡기려고 하는지를.


작년에도 비슷하게 말을 꺼낸 적이 있어 그때는 겨우 마음을 돌려놓았는데 1년 만에 또 똑같은 말을 하니 화가 치밀었다. 이 분은 평일에나 주말에나 본인이 필요하면 전화를 수십 통이고 하는 분이다.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우리 회사에서 지급한 금액에 대한 세금계산서 발행을 내가 도와드리고 있는데 이 발행이 지급한 날 즉시 이루어지지 않으면 내가 전화를 받을 때까지 10 통이고 20 통이고 해댄다. 내 업무폰과 본래 폰 번호를 모두 알고 있어 받을 때까지 번갈아가면서..

정말 스트레스가 많은 고객임에도 워낙 그 연세에도 꼼꼼하셔서 그러겠거니 하고 감정을 배제하려고 했다. 꼼꼼한 거지 악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그런데 이번에 나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며 내게 했던 말들이 환멸의 감정까지 느끼게 만들었다.

일단 경쟁사의 대표와 계속 연락하고 있는 것을 이미 난 알고 있는데 가족에게 맡기기로 했다는 거짓말을 한 것. 그 와중에도 양다리를 걸치며 내가 잘 되기를 항상 바라고 있으니 기회가 되면 좋은 곳에 자기가 연결을 시켜주겠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 너무 기분 상해하지 말라며 자기가 도움이 또 필요하면 연락할 테니 연락을 잘 받으라는 협박과 황당무계한 요구사이의 어딘가.

계약해지건으로 내게 2-3번의 전화를 하면서 항상 마지막에 했던 말. "미스 x, 목소리도 듣고 싶고 안부도 묻고 싶어서 연락했어요." 하는 매번 똑같은, 듣기도 싫은 멘트.


계약 해지건은 이미 몇 주가 흐른 일이고

이미 이 고객을 잡지 않기로 마음먹었는데도 불구하고 글을 쓰다 보니 다시 부글부글 감정이 끓어오른다.


아무튼 이 일을 겪으며 얻은 교훈.

'추하게 늙지는 말자.'

'돈 몇 푼으로 상대방과의 신뢰를 무너뜨리지 말자.'가 그것이다.


자기가 가진 인맥, 부는 자랑하며 동시에 세금은 어떻게든 내지 않으려 꼼수 부리는 이중적 태도.

정말 저렇게는 늙지 말자.

선하게 벌고

베풀고 살자.

스크루지 같은 노인은 되지 말자.


오늘도 x 같은 현실에서 교훈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