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자기 계발서는 쉽게 술술 잘 읽히고 내용도 대부분의 중요한 요소들이 크게 다르지 않아 빠르게 한 권을 읽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 집 주방 쪽에 나를 위한 책꽂이가 있는데 20%는 육아/교육서이고 60~70%가 자기 계발서(투자서적포함)이다. 나머지는 요리책과 노트 등이 있다. 소설을 안 읽은 지는 10년은 족히 되었고 최근에 그나마 윌라를 구독하며 잠이 안 올 때 이어폰을 꽂고 오디오북으로 읽어보려 하고 있다. 소설 실물책은 사본적이 없다.
반면 자기 계발서적은 아마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한 번쯤 본 적 있을 책은 웬만해선 다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내가 얼마나 계발이 되었느냐 하면 아주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아주 미미한 성장이지만 독서를 했기 때문에 그나마도 지금의 상태가 되었다고 믿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 생각, 관점의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왜 자기 계발서적은 표지만 다르고 똑같은 말을 하는가? 그럼에도 나는 왜 계속 새로운 책을 읽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한동안 가진 적이 있다.
몇 년 전 한 달 동안 자기 계발서적을 폭식하듯 마구 읽었는데 그때 내린 결론은 이렇다.
1) 굵직한 핵심은 다 비슷하더라도 작가의 어투가 다르다. 아무리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내게 맞지 않는(와닿지 않는) 책들이 있었다. 내게 맞는 책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성실함에 대하여 어떤 작가는 '이제 당신은 달라져야 한다. 성실함이 최고의 가치다.'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작가는 '당신은 지금의 시궁창 같은 현실을 만든 것은 당신이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고 '성실'하게 논 덕분이다. 현재는 당신의 성실함의 결과다.'라는 식의 반어적인 표현으로 독자를 자극하기도 한다. 자기 계발서를 읽는 목적은 나를 변화시켜 더 나은 삶은 살기 위함인데 아무리 베스트셀러이고 작가가 훌륭한 사람이어도 내게 '!(느낌표)'를 주지 않는 책은 어떻게 보면 무의미하다. 나에게 변화를 이끌어줄 선생님을 찾을 때까지 읽는 게 맞다.
2) 여러 권을 읽다 보면 이 책과 저책의 내용이 혼합되며 입체적인 독서가 가능하고 맹목적인 독서를 피할 수 있다. 미라클 모닝을 실천한다며 5시에 일어난 적이 있었다. 한 달 정도는 어찌어찌 지켰는데 오래가지 못하며 자책을 하고 있었을 때 미라클 모닝의 의미에 대하여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 미라클 모닝의 진짜 의미는 단순히 새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목표한 바를 실천하는데만 오로지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는 것. 따라서 미라클 모닝의 시간은 개개인마다 사정이 다르고 개인의 특성(아침형 인간인지 야행성인지)에 따라서도 또 달라질 수 있다. 미라클 모닝 속에 이미 언급되어 있는지도 모르지만 나는 다른 책에서 깨달음을 얻었고 내게 맞는 목표와 실행방법을 계획할 수 있었다.
3) 역시는 역시다.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지겹게 다른 사람들이 같은 말을 할까? 또 이소리야?라고 느끼는 건 그것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에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사람이라 반복을 해줘야 '아 이게 진짜 중요한 거구나. 이것을 내가 해야 하는구나.'라고 깨닫곤 한다. 한 권의 책으로는 비겁한 방법으로 읽게 된다. '이건 이 작가가 외향적이라 가능한 거잖아.', '나는 주변에 이런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나는 애가 있어서 시간에 제약이 많은데 어떻게 해. 지금은 안 되겠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여러 책을 접하다 보면 더 이상 도망치지 못하는 순간임을 느낄 때가 있다. '이것만은 꼭 해야 되는 게 아니길 바랐는데 안 되겠구나 이걸 실행해야 하는구나. 지금 애 때문에 못한다면 그만큼 내 성장이 더뎌지는 거지 필할 수는 없는 거구나.'라고 생각과 태도를 고쳐먹게 되는 순간이 온다.
4) 나는 금붕어다. 책에 아무리 주옥같은 말이 많아도 책장을 덮고 실행에 옮기려고 하면 사실 그 마음이 오래가질 못한다. 주기적으로 독서를 해야 다시 자극을 받고 하던 것을 지속하게 한다.
자기 계발서 편독을 통해 내 태도와 관점과 생각이 변했다.
그리고 이제는 한 권을 완독 하는데 목숨을 걸지 않는다. 내게 필요한 부분을 발췌독하는 여유가 생겼다.
이것이 내가 계속 자기 계발서를 읽어온 대서 나온 바이브가 아닐까 싶다.
꼭 자기 계발서가 아니더라도 어떤 분야에 대한 나 스스로의 생각을 정립하려면 한 장르에 몰두해 머릿속에 넘치도록 정보를 집어넣어보는 경험도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