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는 글쓰기 습관#4

우리 할머니

by Lovely Kay

우리 할머니.

우리 가족이 서울에 살던 내 어린 시절

인천에서 지하철 타고 올라와 나를 너무나 사랑해 주셨던 내 할머니.

그 시절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 할머니.


다사다난한 가정사로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을 때,

나를 사랑으로 감싸 앉아 주셨던 할머니.

갑자기 가장이 된 엄마 대신 나를 살뜰히 챙기시고

엄마보다 더 한 관심으로 사랑을 표하셨던 할머니.


그때는,

더 이상 할머니가 좋지 않았다.

아니 미움까지 갔었다.

어설픈 사춘기와 맞물리며 할머니와 대화를 피하고

어쩌다 대화를 하게 되면 짜증으로 모든 대화를 마무리했던 시절이 있었다.


다행히 공부를 그다지 잘하지 못해

지방으로 대학을 가게 되어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며 자연히 멀어진 할머니.

노느라 바빠 할머니를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대학원을 갔을 때도 서울에 자취방을 얻어 집에는 잘 가지 않았다.

집만 생각하면 너무 답답해서.


취업을 하며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할머니는 모르는,

할머니에 대한

나만의 감정은 다시 요동치기 시작.


연애를 하며 도피하듯 결혼.

여전히 일하는 엄마 대신

그 미워했던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게 되었을 때.


할머니는 변함없이

나의 미니미를 안아주었다.

내가 사랑했던 어린 시절의 그 할머니의 모습으로.


유난히 심한 엄마 껌딱지 우리 딸도

할머니의 등에만 업히면 울음이 뚝.

밤이나 낮이나 아가가 울면 할머니가 슬프다며

내내 증손녀를 업고 있던 우리 할머니.


그제야 다시 돌아온 내 마음.

할머니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배가 되어 돌아왔을 때.

이미 늙어버린 우리 할머니.


언제나 씩씩하고

잔소리 대마왕일줄 알았는데

이제는 내가 보호해 주어야 할 때가 되어버렸다.


할머니와 또 가겠다고 한지 5년이 흘렀다.

다시 일본의 그 온천에 갈 수 있을까.

어딜 가든 좋다며 즐거워하셨던 제주여행.

다리 아프다며 투덜댔던 부산여행.

또 갈 수 있을까.


오늘은 할머니의 병원 진료 예약날.

솜씨 없는 비빔국수 대접에 너무 맛있다며 한 그릇 비우고는

또 힘든 표정이 역력한 할머니.


내가 손녀딸을 잘 키웠다며

손녀가 이렇게 고생해서 어쩌냐고

자기가 준 사랑 다 잊은 우리 할머니


사랑할 날이 아직 많이 남았기를.

할머니 사랑을 다시 드릴 날이 아직 많이 남았기를.

나를 이야기하며 절대 빠질 수 없는 우리 할머니 이야기.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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