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놀기
북미 정상회담이 베트남에서 열렸었죠
베트남 역사에 관해 여러분들에게 들려드리려고
써놓은 글이 있긴 한데
지루하고 딱딱한 얘긴 저 멀리 보내고...
오늘은 '잘 놀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방송작가인 저를 만든 건 8할이 놀이였죠
물론 그전에 어릴 때부터 모든 프로그램 모니터를 했었죠
5살 때부터 만화 시청 시간에 맞춰
꼬박꼬박 만화를 챙겨봤어요
저 어릴 때는 달려라 하니, 통키 왕 이런 만화를 했답니다 요즘에도 짱구는 하더군요
지금도 기억나요
어릴 때 선머슴이라 밖에서 노는 걸 좋아해서
할머니 세숫대야 물 떠놓고 나면
밖에 나가서 온 동네를 휘젓고 놀던 저인데...
12시, 2시 등 만화 하는 시간이 되면
집에 와서 티브이를 켜고 보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ㅎㅎ
9살 때부터는 김수현 작가님의 목욕탕집 남자들, 청춘의 덫, 송지나 작가님의 모래시계 등부터
명절 때마다 해주던 성룡 출연 무술 영화를 좋아했고요
중고등학교 때는 hot의 장우혁 씨와 홍경민 씨를 좋아해서 그분들 나오는 예능프로그램, 가요 프로그램을 꼬박꼬박 챙겨보았네요
그래서 예능프로그램도 했죠~
어릴 때부터 신문과 뉴스를 하루도 안 빠지고 꼬박꼬박 챙겨보시는 부모님 덕분에 8시마다 뉴스를 빠지지 않고 보았고요 그 덕분에 나중에 시사 관련 면접 볼 때나, 기자 시험 봤을 때(최종 합격했었어요), 뉴스를 맡아서 원고 쓸 때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었네요
감성적인 아버지는 드라마를 좋아하시고
이성적인 어머니는 다큐멘터리, 교양 프로그램을 좋아하시는 덕분에 두루두루 섭렵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모니터보다도 저를 키운 건
무엇보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가진 거 없어도... 누구보다 추억 부자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좋은 경험이 정말 많거든요
그중에서도 기억나는 건
친구와 함께 연극, 노래 등등을 라디오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했다는 거예요
아직도 있어요 제가 어릴 때 노래 부르던 거...
함께 엄마 찾아 삼만리를 녹음하던 그 친구는
연극배우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부지런히 육아 중이죠
그리고 저는 방송작가로 활동했고요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골목놀이입니다
이 글 보는 분들 중에도 골목놀이해보신 분들 있으시겠죠?
설마 골목놀이를 한 번도 못해보셨다면
너무 안타까워요
요즘은 골목놀이가 사라졌죠
저는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 중 하나가 골목놀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보면 많이 안타까워요
저 어릴 때는 밖에만 나가면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두루두루 같이 어울려 놀았죠
고무줄도 하고(고무줄 끊고 가는 친구들 꼭 있어요), 벽돌 빻아서 소꿉놀이도 하고,
산에서 반 아이들과 포대자루 타고 내려오고...
중학교 때는 같이 롤러스케이트도 타러 다니고
물놀이도 하고...
고등학교 때는 입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위해
친구들과 노래방을 자주 갔네요
또 기억나는 건...친한 친구들과 춤연습을 해서
무대에 자주 올라간 추억
고적대 콘탁, 걸스카웃, 연극 연출, 문예반, 성가대 활동, 농활 봉사, 장애인시설 봉사, 태안 봉사, 성당 봉사 등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건전하게 잘 노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이나 공부에만 치여 살다 보면...
스트레스가 말도 못 하죠
그럴 땐 나를 오랫동안 알아오고
내 마음 잘 알아주는 친구와 대화하는 것만큼이나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또 자연 속에서 잘 놀고 잘 쉬는 거죠
누구나 쉴 수 있는 시간은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노는 것도 너무 향락으로 빠지면
후회하기 마련이죠
뭐든 적당히 절제가 필요한 것 같아요
워킹맘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할 땐...
방송일 때문에 전혀 놀지 못하니까
1년에 한 번씩은 해외여행을 갔어요
그렇게 3~5일 놀다 오면 재충전되어서
1년 또 힘차게 살아갈 수 있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여행도
제 마음을 다 채워주진 못하더라고요
요즘은 여행보다 더 좋은 걸 찾았어요
바로 독서와 드라마 영화감상, 드라마 쓰기, 일기 쓰기입니다
일기만큼 좋은 건 없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일어난 일들을 적다 보면
제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서도 정리가 되고...
하루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려요
9살 때부터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써왔었는데... 방송원고를 쓰면서부터는
일기를 잘 못 썼어요
그런데 요즘은 일기를 다시 쓸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또 지금까지 방송사 프로그램, 시청자층에 맞춰 원고를 써왔다면
이번만큼은 제가 원하는 글을 쓰고 있죠
제가 원하고 보고 싶은 글...
그래서 더 행복한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김은숙 작가님이나 박지은 작가님 드라마처럼... 보는 사람들이 행복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쓰는 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한 줄기 위로와 빛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해서도 늘 염두에 두고 있어요
제게는 글쓰기가 가장 행복한 놀이 중 하나죠
그리고 힐링에는 무엇보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수다죠.
내가 나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나를 오해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보아주는 좋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행복한 마음이 올라와요
사람 때문에 상처 받고 힘들어도
사람 덕분에 위로받고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른 누군가를 찾기보다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말이 있어요
내가 나를 사랑하기 시작하면
세상도 나를 사랑한다
그동안 공부만 하고 일만 했다면
조금씩 나 자신만을 위해서도
시간을 내어주길 바라요
그동안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쉼 없이 살아왔다면
숨 돌릴 틈 없이 나를 채찍질만 해왔다면
오늘은... 그런 나를 토닥토닥 안아주고
잠시라도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길 바라요
나 자신과도 잘 놀아주길 바라요♡
사랑하는 여러분이
오늘도 어제보다 더 많이 웃고
행복하길 바라며... 굿 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