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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
보고 싶다.
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에 차고 가득 차면
문득 너는 내 앞에 나타나고
어둠 속에 촛불 켜지듯
너는 내 앞에 나와서 웃고
보고 싶었다
너를 보고 싶었다는 말이
잎에 차고 가득 차면 문득
너는 나무 아래서 나를 기다린다
내가 지나는 길목에서
풀잎 되어 햇빛 되어 나를 기다린다
-
보고 싶었다
많이 생각이 났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남겨두는 말은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입속에 남아서 그 말
꽃이 되고
향기가 되고
노래가 되기를 바란다.
-
예뻐서가 아니다
잘나서가 아니다
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
다만 너이기 때문에
네가 너이기 때문에
보고 싶은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안쓰러운 것이고
끝내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히는 것이다
이유는 없다
있다면 오직 한 가지
네가 너라는 사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
보고 싶다
보고 싶었다
내 일생을 요약하는
두 줄의 문장
말하고 나면 마음이
조금 풀리고
네가 내 앞에 와
웃어주기도 했었다.
-
오늘이 이 세상 마지막 날이다
하고
너를 본다
오늘이 이 세상 첫날이다
하고
너를 본다
언제나 너는 이 세상
첫사람이고
마지막 사람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곤하게 잠든 너
훔쳐보기도 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