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에게 필요한 자질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공모전용으로 단막극 한 편을 썼어요
공모 당선된다고 작가 생활에 크게 달라지는 건
없으나, 괜한 상 욕심이죠 하하.
숱하게 kbs에서 밤새가며 방송 원고를 써놓고
Kbs에 단막극으로 도전하는 제가 웃겨요
작가들이 가끔 이렇게 상욕심을 부려요~
또 선생님께서 내년으로 미루지 말고
올해 내라고 독촉도 있었고요.
걸핏하면 게을러지려는 저를 다독여주시고
대본 보내라 독촉해주시는
피디 선생님, 같이 쓰자고 해주는 동료 작가님이 있어서 덜 외롭네요.
구성작가로 방송일을 계속하는 게
원고료가 높고 괜찮으나
당선되면, 단계를 밟아나가며
천천히 글을 쓸 수 있는 시스템이라 좋은 것 같아요
당선된다고 해서 다 작가로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프로작가로 계속해서 뛰려면
좋은 작품과 시청률이 있어야겠죠
그게 작가를 말해주는 거니까요
엄청 냉정해서 정말 프로 아니고는
방송 원고 쓸 수 없죠
방송작가는 일반 작가들과 다른 시스템에서
근무하거든요
일반 작가들은 집필실에서 글을 쓰거나
직접 취재를 다니지만
방송작가는 철저히 시스템 속에서 돌아가요
협업 소통이 정말 중요하죠
혼자서만 쓸 수 없는 게 방송이에요
아이템 선정부터 취재, 섭외, 출연자와 원활한 의사소통, 촬영부터 원고, 자막까지
작가 피디가 똘똘 하나로 뭉쳐 만들어나가죠
국장님을 비롯해 전 제작진이 회의에
참여해 함께 방향을 끌어가기도 하고요
그래서 방송작가는 친화력이 좋아야 해요
출연자부터 피디 모든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해야 하니까요
성격이 둥글둥글한 사람이 많습니다 좀 뾰족하고 날카로울 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서로 잘 맞춰가며 일을 해요
혼자서 글 쓰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스템에 안 맞을 수도 있겠어요
또 방송작가는 창의력과 순발력, 눈치가 뛰어나야 합니다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속에서
방송작가가 모든 책임을 지고 방송을 끌어가기 때문에 작은 사고도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온 촉각을 세우고 일을 하죠
그래서 창의력으로 방송을 만들고
재빠른 순발력으로 섭외를 하며
눈치로 시청자들이 원하는 니즈를 재빠르게 캐치해 내야 합니다 시대 흐름을 읽어야 하죠
친화력 창의력 순발력 눈치 글재주 없이는
일주일도 버틸 수 없는 곳이 방송사예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작가에게 필수죠
그래서 대체적으로 작가들은
그 전쟁터 속에서도 마음이 따뜻한 편인 것 같아요
14년을 매일 그 속에서 살아서 잘 몰랐는데
제가 만난 작가 피디들은 정말 마음 따뜻한 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지금도 제 사수 선배님들은 언제나
제 하소연도 들어주고 제게 좋은 조언도 해주고
따뜻한 말도 많이 해주시거든요~
저는 방송작가로 살면서 이분들 만난 게
가장 좋았고 지금도 그런 분들을 알고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합니다 ♡
제가 사는 게 바빠 잘 챙기지 못했는데도
항시 좋은 말 좋은 조언 많이 해주시는 분들♡
연락만 해도 힐링이에요
급한 불 껐는데 또 글을 쓰고 싶네요~~
한 1~2주 밤낮으로 쓴 것 같아요
일주일 남겨놓고 줄거리 씬 정리가 끝나서
대본 작업이 며칠 안 남은 상태라
(대본이 늘 후루룩 써지는 건 아니에요)
밤낮 소파에서 자고 일어나 노트북으로 글 쓰고 했네요
전 요즘 확실히 돈을 벌고 싶은 것보다
14년 동안 방송사에서 글쓰는 기계처럼 하하
원고를 쓰며 못 피운 예술혼을 요즘 불태우는 것 같아요
14년 방송하면서 생긴 이 습관을 버리려 해도
이렇게 버려지지가 않아요
대본 쓸 때는 정말 밤낮 매달려 글만 쓰거든요
밖에도 안 나가고 화장실도 잘 안 가고
노트북 앞에 24시 앉아 있습니다
원고 끝날 때까지요
방송원고보다 드라마 대본이 훨씬 시간이 오래 걸리네요
낮 5시에 끝내고, 잠깐 외출 나갔다가
영어공부하고 지금 이 시간에 브런치를 합니다
내일은 좀 쉬어야겠어요♡
다음 주는 봉사 다녀와서
그동안 못 만난 친구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친구들이 만날 때마다 제가 연락도 없고 너무 바빠서 자주 못 만나서 서운했다고 그러네요
방송일 할 때는 그래도 방송사에서 살았는데
드라마공부까지 더해지고 나서는
보통 일이 아니란 거 느낍니다
이응진교수님께서 드라마작가들 신발 신기 어려울 정도로 노트북 앞에 앉아 작업실에서 글 쓴다 하는데 저도 그래요 ㅠㅠ
신발 신기 어려울 정도라는 말이 뭔 말인지 이해합니다
저도 정말 친구 너무너무 좋아하고
친구들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작가는 그냥 마음만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전 이 일에 제 인생을 다 바쳤으니까요
방송일, 봉사일, 드라마, 육아까지 하려니
제 개인 시간, 노는 건 자꾸 미뤄졌네요
의무감으로만 살았네요
글이 원수입니다 ㅠㅠ
글 한 편 끝날 때마다 교도소 입소 출소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저처럼 갇혀서 글을 써야 하는 동료 작가들과의 통화입니다
글쟁이로서의 애환, 드라마 방송 얘기
끝도 없이 수다 떠는데 정말 재밌어요
오늘은 동료작가가 제 글 칭찬도 많이 해줘서
기분이 좋습니다
8월에는 아이랑 함께 놀러도 다니고
친구들도 더 자주 만나려고 계획 중이에요
20대처럼 놀 수는 없겠지만
이제 전처럼 못 놀고... 수다만 떨어도
감사하죠
제 친구들도 워킹맘들이 많아서요
쉴 때 시간 맞춰 틈틈이 봐야 해요
그래도 서로 바쁜 거 이해해주니까 고맙죠
다음에는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는 연애 글도
갖고 올게요~♡
사랑합니다 여러분
매일 나를 위한 것들 하나씩 해나가며
행복감 더 마음껏 느끼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