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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라 Aug 03. 2022

작가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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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때, 외할머니에게

남동생이 천주교 야학을 가르치다 순교 당한 이야기를 써서

교육청 장관상을 타고, 

그 후로, 신체검사를 써서 학교 신문에 기사가 실리고 나서

나는, 내가 순수하고 맑은 마음으로 편견을 깨고 바라본 시선,

그 시선이, 누가 글을 읽느냐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후로, 고1때 꽃동네 봉사활동에서 장애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는 글을 써서, 전국글짓기대회에서 1등을 하고 난 후...

방송작가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취재해

방송으로 만들었지만,

정작 내 이야기를 쓰는 걸 꺼려했었다. 


그랬다.


나의 글은 양날의 검이었다. 

왜냐하면, 내 관점과 타인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마찰. 그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순수하고 맑은 마음으로 

사람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쓰지만,

누가 받아들이냐에 따라,

누가 읽느냐에 따라

관점은 천차만별이었다. 


나는 아직도 그 날을 기억한다. 


내가 가진 시선, 

내가 사람을 보는 눈,

내가 가진 관점.


그리고,

타인이 가진 시선,

타인이 보는 관점은

아주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작가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따뜻한 눈으로, 시선으로 

사람을 보는 마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아이같은 순수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영악하지만,

이것저것 계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약자,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지만,

글을 쓰는 작가만큼은

그 어떤 것에도, 좌우되지 않고

흔들리지 않아야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오기 위해 나는, 애쓰며 살아왔다.


나는 끝까지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의 편에 설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조건적으로, 편을 들어주는 게 아니다.

잘못된 건, 잘못되었다 말하며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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