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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라 Aug 15. 2022

과부하에 걸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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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밝아 보이는 사람에게도,

마냥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던 사람에게도

평소 강해보이던 사람에게도

찾아오는 우울감이 있다. 


나는 항상 들어주는 사람이어서

남들이 나를 강한 사람으로만 알고 있어서

심지어 나도 내가 

강한 사람인 줄 착각하고 있었어서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힘들다고 말하지도 못하겠고,

기대기는 더 힘들다. 

내가 정말 괜찮은 건지 아닌지도 

모르겠는 마음. 


이는 

내 마음이 과부하라는 신호다.

내 마음이 지쳤다는 신호다. 

내 마음이 어딘가 조금 기대고 싶다는 신호다. 

내 마음도 위로받고 싶다는 신호다.


그것은 내가 나약해서도

내가 잘못돼서도

내가 틀려서도 아니다. 


그렇지 않을 거라며 부정해서도

괜한 감정이라며 모른 척 

지나가버려서도 안 된다. 

바라봐줘야 한다. 

그리고 인정해야 한다.


나 요즘 많이 힘들었구나, 

나도 위로받고 싶었구나, 

나도 기대고 싶었구나,

나도 지치는구나,

나도 조금 쉬어야겠다, 

그래도 되겠다,

세 보이려 할 필요 없으니까,

이제 스스로 나를 더 챙겨야겠다, 

바라봐주고, 

그 마음을 인정해주기를 바란다.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모습을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나는 이제 내가 몰랐던 

나의 새로운 면을 하나 더

알게 된 것 뿐이다. 

그것 뿐이다. 


그 모습도 나다. 

그러니 마냥 강한 척하지 않아도 괜찮다. 


<존재만으로 빛나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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