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보면
어떻게 하루가 가는지 모르겠다
하루가 너무 빨리 가고
일주일 한 달 1년...
그렇게 세월이 빨리 가버린다
나의 10대는 책과 친구들과 함께
나의 20대 30대는 방송과 육아에 바쳤는데
잠시 눈돌릴 틈도 없이
또 글에 몰두한다
딱 1년만 그냥 아무 것 하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여행이라도 다녀왔더라면
금방 복귀할 수 있었을 텐데
꾸역꾸역 글을 붙잡고
참지 말아야할 것들을 참았던 게
끝내 탈이 났다
때로는 나의 성실함에 정말 질려버리고 말 때가 있다
이렇게 쓰는 글을 누가 알아준다고...
나는 또 앉아 열심히 글을 쓴다
내 평생에 글에 다 걸겠다 다짐했다가
펜을 꺾고
자유인으로,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살겠다
결심했는데
또 다시 글감옥에 앉았다
그리고 또 다시 글을 쓴다
아마, 이제부터 쓰는 글은
나를 흰 머리 나는 꼬부랑 할머니로
데리고 갈 건가 보다
이러다 눈 뜨면 50살 60살로
금방 가 있을 것만 같다
지금까지 썼던 것 중
가장 쉽지 않은 작업에 들어간다
그렇지만 제일 쉬운 듯
그렇게 생각하며 임하려 한다
글을 쓰는 건 정성이다
자식을 키우듯
요리를 하듯
농사를 짓듯
뜨개질을 하듯
빨래를 하듯
청소를 하듯
정성으로 쓰여지는 글이다
그래서 아주 고된
아주 힘든 작업이지만
그 끝에 축복이 기다리고 있는 작업이다
그래서 쓴다
쓰는 건 너무 고되고 힘들어도
그 축복이 너무 달콤하기에.
아마 모든 작가들이 다 그럴 것이다
쉽지 않은 작업
고된 작업
그래도 놓을 수 없는 글
다 쓰고나야 해방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