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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라 Aug 24. 2022

정성으로 쓰는 글



글을 쓰다 보면

어떻게 하루가 가는지 모르겠다

하루가 너무 빨리 가고

일주일 한 달 1년...

그렇게 세월이 빨리 가버린다

나의 10대는 책과 친구들과 함께

나의 20대 30대는 방송과 육아에 바쳤는데

잠시 눈돌릴 틈도 없이

또 글에 몰두한다

딱 1년만 그냥 아무 것 하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여행이라도 다녀왔더라면

금방 복귀할 수 있었을 텐데

꾸역꾸역 글을 붙잡고

참지 말아야할 것들을 참았던 게

끝내 탈이 났다

때로는 나의 성실함에 정말 질려버리고 말 때가 있다

이렇게 쓰는 글을 누가 알아준다고...

나는 또 앉아 열심히 글을 쓴다


내 평생에 글에 다 걸겠다 다짐했다가

펜을 꺾고

자유인으로,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살겠다

결심했는데

또 다시 글감옥에 앉았다

그리고 또 다시 글을 쓴다

아마, 이제부터 쓰는 글은

나를 흰 머리 나는 꼬부랑 할머니로

데리고 갈 건가 보다

이러다 눈 뜨면 50살 60살로

금방 가 있을 것만 같다


지금까지 썼던 것 중

가장 쉽지 않은 작업에 들어간다

그렇지만 제일 쉬운 듯

그렇게 생각하며 임하려 한다


글을 쓰는 건 정성이다

자식을 키우듯

요리를 하듯

농사를 짓듯

뜨개질을 하듯

빨래를 하듯

청소를 하듯

정성으로 쓰여지는 글이다


그래서 아주 고된

아주 힘든 작업이지만

그 끝에 축복이 기다리고 있는 작업이다


그래서 쓴다

쓰는 건 너무 고되고 힘들어도

그 축복이 너무 달콤하기에.


아마 모든 작가들이 다 그럴 것이다


쉽지 않은 작업

고된 작업

그래도 놓을 수 없는 글

다 쓰고나야 해방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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