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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사람

by 러블리김작가



요즘 인스타에 유기견 입양 사진이

계속 올라온다

하얀 말티즈 갈색 푸들 비숑

모두 내가 키우고 싶었던 강아지들이지만


정 주던 동물 강아지를 잃은 뒤

느낀 슬픔과 아픔을 생각하면

키우겠다고 선뜻 생각조차 못하겠다


아마, 동물이든 사람이든

내가 잘 곁을 안 주고 마음을 안 주는 이유는

나는 한 번 곁을 주고 마음을 주면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이기에

그런데 그 전에 나를 할퀸 상처들이

선택에 앞서 나를 망설이게 한다


참 순수하고 맑았다 나는.

그리고 내 주위에는 그렇게

순수하고 맑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 나는 세상을 알아도 너무 잘

세상을 알아도 너무 깊게

들키고 싶지 않은 속마음까지도

눈치채고 알아버린다


나는 눈치가 너무 빠르고

사람 보는 눈이 너무 정확하고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조차

속내를 빠르게 파악한다


그래서 때로 사람이 참 싫어질 때가 있지만

나를 참 사랑하고 나만 바라보는

그런 순수하고 착한 영혼을 볼 때면

나는 내 모든 걸 다 주고 싶어진다


순수함을 가진 사람이 좋다


나에게만큼은 잘 져주고

나에게만큼은 쉽고

나에게만큼은 순수한

그런 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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