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by 러블리김작가


방송사에서 일을 하면서

나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없었다

부모님 장례를 치뤄도

장례식장에 앉아 방송원고를 썼다는

어느 작가의 이야기나

50세에 암에 걸려 돌아가시면서도

시청률을 걱정했다는

어느 드라마작가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는지 모른다


방송일을 처음 시작할 때

우리는 먹고 싶은 거 잠자고 싶은 것

기타 모든 생활에서부터

훈련이 들어간다

마치 아이돌 훈련만큼

아니 그 정도로 빡세고

보통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설 때도 있다


나는 맹장에 터져 병원에 실려가면서도

방송일을 걱정해야했고

아프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나보다 방송을 더 우선시 두어야 했다

휴식 개인적 취미는 할 수도 없었다


쉬는 날도 없었다


쉬는 날은 촬영을 보낸 다음 날이었는데

그 전날까지 아이템 찾아

국장님께 컨폼받고

촬영에 필요한 모든 섭외를 마치고

촬영세팅을 한 후

촬영구성안을 쓰느랴

밤을 샌다

그리고 촬영을 보내고 몇 시간도 못 잤을 때

피디들이 전화올 때가 있다

현장에 뭐가 안 돼 없어 기타 등등

그러면 작가는 그 현장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주고 세팅해준다

촬영을 다녀오면 촬영테입을 보고

편집을 구성하고

편집 회의를 거쳐

원고가 나오기까지

아니 그러고도 자막을 입히고

방송을 내보낼 때까지

우리는 마음 놓을 수 없다

그러고도 다음 주 방송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방송은 다람쥐 쳇바퀴 굴리듯

소 고삐처럼 또 흘러간다


그런 생활 그런 훈련에 너무 익숙해져서

내 감정 생각을 하는 시간보다

방송에 온 초점을 맞추고 살아서

평범한 일상이 주는 느긋함 행복을


나는 20년 가까이 되어서야

서서히 아주 천천히 느껴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매일 예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나에게 위로이자 기쁨이 되고 있다


때로 스트레스 받는 일도 있지만

수업이 끝나면

독서와 내 글을 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오늘도 저녁을 먹고

부지런히 독서와 글쓰기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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