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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라작가 May 31. 2021

엄마

미안합니다



아침에 여러가지 일로 고민을 하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침 일찍부터 일을 하고 있는 엄마는,

아파도 아플 틈도 없이

힘들어도 힘들다 말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살고 계셨다. 


그랬다. 

내가 아는 엄마는 내 대학등록금을 벌기 위해 

식당에서 일하다 발에 뜨거운 국물을 쏟아도, 

병원에 가지 않고, 

스스로 붕대만 칭칭 감은 채로 (대학병원 간호사 출신인지라)

그 다리로 다음날 출근을 했었다. 

그렇게 열심히 돈 벌어서 알뜰살뜰 절약하며 사는 개미엄마. 

엄마는 돈계산도 철저하다. 

절약, 저축도 철저하고

나에게 돈 한 푼 달라 손 내민 적 없고,

남의 돈 욕심낸 적 없다. 

그저 자신이 번 돈으로 살아온 엄마. 

부동산도 몰라서 남들 돈 벌 때, 

그저 정직하게 월급만 받고 사신 엄마. 바보팅 우리 엄마. 

그런 엄마를 보고 자란 나는,

엄마 옆에서 내가 심장이 칼에 찔려 죽어도

아픈 내색을 전혀 할 수가 없었다. 

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돈을 버는지,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는지 알기 때문에.

엄마에게는 생계가 절실한 것이다. 

아빠와 나를 책임져야 한다는 그 책임감 때문에. 


그래서 엄마 옆에서 

나는, 내가 칼에 찔려 시체가 되어도 돈을 벌었다. 

엄마만 고생시키기가 너무 싫어서. 

엄마 옆에서는 하루도 마음 편히 쉴 수가 없었다. 

너무 근면성실하신 분이니까. 


그렇게 피를 철철 흘리며 살던 내가

너무 아프다고 징징 대기 시작한 게 최근 몇 년-

여유가 생기고 나서야 나는 이미 여기저기 잘린 팔,다리를 돌아볼 수 있었다. 

여기 저기 피가 철철- 엉망이 된 몸으로 살고 있더라. 

치유해보겠다고 발버둥 중이다. 

100%는 아니지만, 조금씩 치유되고 있나 보다. 

제정신이 돌아오는 걸 보니 말이다. 


우리 엄마처럼, 

자신이 아파도 아픈지도 모르고

아플 겨를도 없이

오늘도 열심히 하루 하루를 살아야 하는 우리들.

너무 일만 하지 말고

살면서 내 마음도 들여다보고

내 마음이 뭘 원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도 자세히 살펴보고

치유해주며 살자

영화 '매트릭스'같은 세상 속에서 갇혀 돈만 벌지 말고

우리 마음을 치유해서

진짜 평화를 느끼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평화는 돈이 많아서 성공해서 오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때 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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