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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라작가 Nov 15. 2023

온쪽과 온쪽의 만남



누군가와 평생을 함께 하기로 결심할 때는

그 시작부터 조심스러워야 하고

그 시작을 깊이, 또 오래 고민해봐야 한다


왜냐하면, 누군가와 함께 하기로 결심하면

내가 상상도 못하던, 전혀 모르던 치명적 단점이 있지 않은 한,

평생 한 사람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아플 땐, 대신 나가서 돈도 벌어서 먹여 살려야 하고,

아픈 사람이 나을 수 있도록 옆에서

치료도 해줘야 한다


때로, 한 없이 희생하고 헌신해도

진심 어린 마음을 알아주긴 커녕

돌아오는 게 오해와 의심 욕 밖에 없을 때도 있다

 

사람은, 자기의 상황이 힘들고

마음이 어지러우면

일단 남탓부터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보기보다

남이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바뀌어주길 바란다


만약, 두 사람의 사랑의 언어가 같다면

비교적 오해와 의심이 적을 수 있겠지만

정반대라면,

서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평생 함께 하기로 결심한 사람과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일과 육아를 해나가며

역할분담이나 공동으로 책임져야할 부분.

서로가 책임져주고 있는 힘든 부분을 알아주고

함께 토닥거리며

앞으로 나아간다면

현재와 미래는 밝다


그러나, 한쪽에만 맞추라 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의 상황이나 현실적 여건을

생각해보지 않는다면

서로 지쳐 나가떨어질 수 밖에 없다


반평생 따로 살아온 사람들이

한평생 함께 살기 위해서는

맞춰가야할 게 한 두 가지일까


어떤 사람은 평생을 일군 걸

포기하고 맞추기도 하며

어떤 사람은 그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


그래서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의 마음에 대해

똑바로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바라는 바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또한,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누구나 상처 없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여

따뜻하게 품어주되, 객관적으로 이성적으로

장점과 단점을

바라보는 눈은 잃지 않아야 한다


때로, 내가 바라보던 시선이

한쪽으로 쏠려있으면

우리는 반쪽 세상 밖에 보지 못한다

그러나, 온쪽을 보려면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이다


내 조상 부모로부터 내려오는 상처의 대물림부터

현재 나의 상처 내가 주위로부터 받은 상처

그리고, 앞으로 그 상처를 최대한 줄이고

치유하며 살아갈 수 있는 마음까지.


자기 자신의 부족한 점을 똑바로 바라보고

그 부족함까지도 안아줄 때

내가 나를 지켰던 부모도 사랑하지만

나를 지킨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기억하고

내가 미워한 부모를 이해할 때.

내가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의 강도만큼

똑같이 내 주위 사람이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내가 살면서 받은 크고 작은 상처도 기억하지만

내가 준 크고 작은 상처를 깨달을 때.

우리는 진짜 큰 아픔을 통해 성장하고

어른이 되며,

비로소 혼자서도, 둘이서도

함께 설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온쪽과 온쪽이 만나야

어떤 상황이든 변화가 있더라도...

마음이 변하지 않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행복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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