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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라작가 Jul 07. 2024

나의 꿈,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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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은 80세까지 작가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소박하고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놓치지 않고,

가족, 친구, 동료, 친척, 사람들과 잘 지내며,

내가 도움 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삶의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여행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도 하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 가족과 행복한 추억도 쌓으며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그런데 방송일은 너무 빡셌고,

열심히 일만 하다 보니, 놓치고 산 것도 많았고,

몸과 마음이 크게 다치고 아팠었다. 


이제라도, 잃어버린 것들,

놓쳐버린 것들을 

하나씩 되찾을 수 있을까.


아픈 마음이라도, 치유하여,

다시 건강하게 살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과거에 극복했던 상처가 다시금,

아이를 키우며, 하나 하나 되살아나기도 했고,

예민하기도 했다.


나를 잃어버리는 느낌도 들었고,

정체성에 혼란도 왔다. 


이제 나는 41살에 접어든다.

나는 그 흔한 평범한 연애도 해보지 못했고, 

좋은 추억도 많이 쌓지 못했다. 

사람 만들기에만 20년을 보냈다. 

20년, 내 인생을 살아보지도 못한 채,

범죄트라우마에 갇혔다. 

20년 동안 계속 울었고, 계속 뛰어넘고 극복하려

엄청난 노력을 했었다. 

내 인생을 갈아넣으면서까지 

사람을 만들었다 생각했지만, 내 착각이었다. 

그러나 그건 정말 쉽지 않았고 

나 혼자 뛰어넘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제 나는 전에도 사람을 똑바로 봤지만,

그땐 안쓰러움에 도와주려 했고, 

이제는 더 똑바로 보려 한다. 


사람들과 나누던 대화가

나를 더 아프게 하고,

모두가 이렇게 만들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착하고 성실하던 내 모습이,

아픔으로 짓이겨서 더 무너진 것 같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는 똑똑히 기억한다. 

그 나누던 대화 속에서 치유받던 시간들을.


내게 있었던 범죄트라우마를 타인에게 얘기한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입 밖에 내면, 죽을 것 같았고, 

과거에는 범죄자한테 살해당할 것 같았었다. 

쪽팔려서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지금은, 그렇게 겁나지 않는다. 

쪽팔리게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사람들 속에서, 

살아남은 게 기적이야. 


나는 청춘의 시절을 평범하게 보내지 못하고

내 인생을 살아보지 못한 채,

껑충 뛰어, 작가로만 살았었다. 


그리고, 그땐 어려서 더 아팠다. 

나는 너무 맑고 순수했고,

방송국 관계자들은 그런 맑고 순수함을 지켜주었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41살이다.


나를 아프게 한 인간들의 멱살을 잡고,

왜 한 번도 화 한 번 내지 못했는지,

경찰에 신고해서 감방에 넣지 못했는지,

그때 나는 어려서 법도 잘 몰랐고,

당시 너무 보수적이라, 다 내 탓이라 생각했다. 


내 인생인데, 왜 내 마음을 들여다 보지 못했을까.

왜 솔직하게 힘들면 힘들다 아프면 아프다.

왜 그러느냐고 말하지 못했을까. 

어린 나는 왜 그렇게 착해터졌었을까. 


이제 나는 그러지 않는다. 


나와 타인이 한 것들을 분리해 기억한다. 

그리고 내가 받은 상처를 스스로 껴안아주고 보듬어준다. 


예쁘고 아름다운 시절,

예쁜지도 아름다운지도 모르고, 그렇게 세월을 먹었다. 


나는 그 아프고 힘들었던 인생까지도 

모두 다 받아들인다. 


그리고, 한 번도 못 살았던 내 인생,

내 목소리를 이제 내려 한다.


나이 먹어서 좋은 건, 

당시에는 너무 어려서 받아들이지 못했던 아픔과 슬픔들을

눈물을 삼키며,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나를 내가 안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프고 힘든 일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착하고 성실하게, 예쁘게 살아온 나를 안아주고 싶다.


이제 그만 아파해. 눈물 그만 뚝뚝 흘려. 


정말 잘 살아왔고, 앞으로 더 잘 살아야지. 


"타인이 나에게 한 범죄를 보지 말고,

내가 만들어간 기적들을 기억해.

나는 생각보다 참 괜찮은 사람이야"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며,

넘어진 몸을 일으켜 세워보려고 애를 쓴다. 


남이야. 

가족이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겠지.

남이니까, 

그만 아파해. 


나 자신을 계속 찌르고 다치고 아프게 만들지마.


힘든 일들만 꾸역꾸역 책임감 있게 혼자 다 책임지고, 

한 번도 행복하지 못하고 죽으면 안 되잖아. 


행복하게 살아야 하니까


다시 나의 목소리를 내봐. 솔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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