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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고통에서 나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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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블리김작가



내 머리로, 나는 생각도 못할, 상상도 못할, 그런 일

타인이 계획하고 저지른 나쁜 말, 나쁜 행동, 나쁜 범죄.


그 일을 그 범죄자는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웃고 다닐 때,

나는 그 범죄를 20년을 끌어안고 울었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죽음에 가까워질 고통을 느낄 정도로,


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못 느낄 정도로,


그렇게 눈물을 쏟아붓고


기억을 잃을 정도로,

그렇게 아파하고도,


어떻게도, 치유되지 않았다.


어떻게 해도, 아픔이 사라지지 않았다.


고름처럼 쏟아내고, 쏟아내어도,

그 아픔,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 내가 한 게 아니었지.

내 머리로는 생각도, 상상도, 나로는 하지도 못할 일이었지.


내가 한 게 아니었는데,

너가 한 거였는데,

나는, 그 일을 부여잡고,

그렇게 오랜 시간, 죽은 사람처럼 아파했다.


그렇게 나라는 사람이 20여년 전에 살해당했었고,


그 눈물과 울부짖음은

생명을 살리고 지키려는, 마지막 발버둥이었을 것이다.


악이 넘치는 세상 속에서,

악이 아무렇지 않게 판치는 세상 속에서,

한 줄기 선을 부여잡고,

끝까지 선을 지키려는 절박함이었을 것이다.


그래. 내가 한 게 아니었지.


그런데도, 타인이 한 말, 행동에 그렇게 오랜시간 아팠어.

지금도 떠올리면, 여전히 아프다.


그건 어떻게 해도 치유되지 않아.

죽는 순간까지 나에게는 떠올리면 아픔이고 고통이고 슬픔일 거야.


그러나, 나는, 잊지 않기로 했다.


진짜 내가 한 것과

너가 한 것을.


너가 한 것을 바라보느랴, 그토록 아파하고, 절망하고, 괴로워하며 사느니,


내가 한 것들을 바라보며,

주저앉고 넘어지고 슬퍼하고 아파하고 있던 나를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일으켜세워주리라.


너무 순수하고 맑았던 나였기에...

나는, 너를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해할 수 없지만,

범죄자를 어떻게 이해하겠니.


나에게 일어난 일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겠니.


하지만, 악마같았던 너에게 초점 맞추지 않고,

이제, 너무 순수하고 맑고, 착했던

작고, 여렸던,

나에게 초점을 맞추어

어린 나를 이제는 소녀에서 성인으로,

성장시켜줘야겠다.


어린 소녀에서 성장이 멈추었던 나를

그래서 악과 싸우기에 너무 버겁고, 지쳤던 나를

이제는 성인이 된 내가,

옆에서 함께 하며,

지켜주고, 일으켜세워주리라.


그 누가, 나에게 범죄의 돌을 던지더라도,

진실은 내가 알고,

하느님이 알고 계시기에...

악한 사람들은 꼭 벌을 받는다는 걸 믿고 싶다.

선은 하늘에 쌓인다는 그 말을 나는 끝까지 믿고 싶다.


순수하고 맑고, 여리고 너무 너무 착하기만 했던 소녀야,

너는, 누구보다, 너의 인생을 제대로 살 수 있는 통찰력과 인내심, 선한 마음이 있었지만,

그 날, 그 일로 인해,

한 번도 너의 진정한 삶을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아픈 과거를 놓아주고,

지금 현재를 살며, 다가오는 미래를 바라보렴.


하느님께서 주신 너의 진짜 모습을 잃지 말고, 잊지 말고,

너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깨달으렴.


이제는, 진짜 너의 인생을 살 용기를 가져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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