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성경말씀

by 러블리김작가


세상만사 헛되다

헛되고 헛되다, 설교자는 말한다,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

사람이 하늘 아래서 아무리 수고한들 무슨 보람이 있으랴!

한 세대가 가면 또 한 세대가 오지만

이 땅은 영원히 그대로이다.

떴다 지는 해는 다시 떴던 곳으로 숨가삐 가고

남쪽으로 불어 갔다 북쪽으로 돌아 오는 바람은

돌고 돌아 제 자리로 돌아 온다.

모든 강이 바다로 흘러 드는데

바다는 넘치는 일이 없구나.


아무리 보아도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수가 없고

아무리 들어도 듣고 싶은 대로 듣는 수가 없다.

지금 있는 것은 언젠가 있었던 것이요

지금 생긴 일은 언젠가 있었던 일이라.

하늘 아래 새 것이 있을 리 없다.

"보아라, 여기 새로운 것이 있구나"하더라도 믿지 말라.

그런 일은 우리가 나기 오래 전에 이미 있었던 일이다.

지나간 나날이 기억에서 사라지듯

오는 세월도 기억에서 사라지고 말 것을.


향락이 몸을 담가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보았더니 그것 또한 헛된 일이었다.

지혜를 깨치려는 생각으로 나는 술에 빠져 보기도 하였다.

이런 어리석은 일들을 붙잡고 늘어져 보았다.

하늘 아래 이 덧없는 인생을 무엇을 하며 지내는 것이 좋을까 알아 내려고 하였다.

나는 큰 사업도 해 보았다.

대궐을 짓고 포도원도 마련했으며 동산과 정원을 마련하고 갖가지 과일 나무를 심었고

늪을 파서 그 나무들이 우거지게 물을 대었다.

사들인 남종 여종이 있었고 집에서 난 씨종도 있었고

소떼 양떼도 많아서 나만큼한 부자가 일찌기 예루살렘에 없었다.

나는 나 이전에 예루살렘에서 왕노릇한 어떤 어른보다도 세력이 컸다.

나는 늘 지혜의 덕을 보았다.

보고 싶은 것을 다 보았고 누리고 싶은 즐거움을 다 누렸다.

스스로 수고해서 얻은 것을 나는 마음껏 즐겼다.

나는 이렇게 즐기는 것을 수고한 보람으로 알았다.

그러나 내가 이 손으로 한 모든 일을 돌이켜 보니,

모든 것은 결국 바람을 잡듯 헛된 일이었다.

하늘 아래서 하는 일이 쓸만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지혜로우면 제 앞이 보이고

어리석으면 어둠 속을 헤맨다고 했지만,

그래 보아야 둘 다 같은 운명에 빠진다는 것을 나는 안다.

지혜로운 사람도 어리석은 사람과 함께 사람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

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모든 일은 잊혀지고 말리라.

그래서 나는 산다는 일이 싫어졌다.

모든 것은 바람을 잡듯 헛된 일이라,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나에게는 괴로움일 뿐이다.


무엇이나 때가 있다.

무엇이나 다 정한 때가 있다.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무슨 일이나 다 때가 있다.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고

심을 때가 있으면 뽑을 때가 있다.

죽일 때가 있으면 살릴 때가 있고

허물 때가 있으면 세울 때가 있다.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고

애곡할 때가 있으면 춤출 때가 있다.

연장을 쓸 때가 있으면 써서 안 될 때가 있고

서로 껴안을 때가 있으면 그만 둘 때가 있다.

모아 들일 때가 있으면 없앨 때가 있고

건사할 때가 있으면 버릴 때가 있다.

찢을 때가 있으면 기울 때가 있고

입을 열 때가 있으면 입을 다물 때가 있다.

사랑할 때가 있으면 미워할 때가 있고

싸움이 일어날 때가 있으면 평화를 누릴 때가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시키신 일을 생각해 보았더니,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이 제 때에 알맞게 맞아 들어가도록 만드셨더라.

결국 좋은 것은 살아 있는 동안 잘 살며 즐기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사람은 모름지기 수고한 보람으로 먹고 마시며 즐겁게 지낼 일이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선물이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모두가 한결같으셔서 누가 보탤 수도 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사람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보고

다만 그의 앞에서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음을 나는 깨달았다.


공평무사하게 정의가 이루어져야 할 세상에 불의가 판치는 것을 나는 또 보았다.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다 하느님께서 때를 정하시고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를 심판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 아래서 억울한 일 당하는 사람들을 다시 살펴 보았더니,

그 억울한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데 위로해 주는 사람도 없더구나.

억압하는 자들이 권력을 휘두르는데 감싸주는 사람도 없더구나.

그래서 나는 아직 목숨이 붙어 살아있는 사람보다

숨이 넘어가 이미 죽은 사람들이 복되다고 하고 싶어졌다.

그보다도 아예 나지 않아서 하늘 아래 벌어지는 악한 일을 보지 못한 것이 더 좋다고 생각되었다.


사람이면 누구나 경쟁심이 있어서 남보다 더 얻으려고 기를 쓰는 것을

나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이 또한 바람을 잡듯 헛된 일이다.


나는 다시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또 하나 헛된 일을 살펴 보았다.

아들도 형제도 아무도 없이 외톨이로 사는 사람이 있다.

끝없이 일만 할 뿐 재산을 모으고 또 모아도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누구 좋은 일 시키려고 아무 즐거움도 모르고

이 고생을 했는가?" 하게 될 테니 이 또한 헛된 일이라, 보기에도 딱한 노릇이다.

혼자서 애를 쓰는 것보다 둘이서 함께 하는 것이 낫다.

그들의 수고가 좋은 보상을 받겠기 때문이다.

넘어지면 일으켜 줄 사람이 있어 좋다.

외톨이는 넘어져도 일으켜 줄 사람이 없어 보기에도 딱하다.

혼자서는 몸을 녹일 길이 없지만 둘이 같이 자면 서로 몸을 녹일 수 있다.

혼자서 막지 못할 원수도 둘이서는 막을 수 있다.


아무리 나이 많아도 남의 말을 받아들일 줄 모르는 왕은 어리석다.

그보다는 가난할지라도 슬기로운 젊은이가 낫다.

거지로 태어났다가 왕위에 오를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젊어서 감옥살이를 하다가도 나와서 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왕위를 계승한 젊은이 주위에는 하늘 아래서 숨쉬며 오가는 사람이 다 모이더라.

그러나 한없이 많은 백성이 그를 떠받든들 무엇 하겠는가?

다음 세대에 가서는 아무도 그를 달갑게 여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쉽게 서원하지 말라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모름지기 말이 적어야 한다.

걱정이 많으면 꿈자리가 사나와지고 말이 많으면 어리석은 소리가 나온다.

그러니 하느님께 무엇인가 서원했거든 지체말고 지켜라.

하느님께서는 어리석은 자를 좋아하지 않으신다.

하느님께 노여움 살 소리를 해서 일껏 수고하여 얻은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 이유가 어디 있는가?

꿈도 많이 꾸고 헛된 일도 하며 말도 많이 하겠지만,

하느님 두려운 줄만은 알고 살아야 한다.


하느님께 받은 몫을 즐겨라


좋은 일들

명예가 값진 기름보다 좋고,

죽는 날이 태어난 날보다 좋다.

잔치 집에 가는 것보다 초상 집에 가는 것이 좋다.

산 사람은 모름지기 죽는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웃는 것보다는 슬퍼하는 것이 좋다.

얼굴에 시름이 서리겠지만 마음은 바로잡힌다.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이 초상집에 있고

어리석은 사람은 마음이 잔치집에 있다.

어리석은 사람에게 찬양을 받는 것보다

지혜로운 사람에게 꾸지람을 듣는 것이 좋다.

어리석은 사람의 웃음 소리는

솔 밑에서 가시나무가 타는 소리 같아

이 또한 헛된 것이다.

아무리 지혜로와도 탐욕을 내면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뇌물을 받았다가는 망신을 당한다.

일을 시작할 때보다는 끝낼 때가 좋고,

자신만만한 것보다는 참는 것이 좋다.

짜증을 부리며 조급하게 굴지 말라.


하느님께서 이루어놓으신 것을 보아라.

하느님께서 구부려 놓으신 것을 펼 사람이 어디 있는가?

일이 잘 되거든 행복을 누려라.

일이 틀려 가거든 이 모든 것이 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인 줄 알아라.

아무도 한 치 앞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아라.

나는 덧없는 세월을 보내면서 세상만사를 다 겪어 보았다.

착한 사람은 착하게 살다가 망하는데

나쁜 사람은 못되게 살면서도 고이 늙어 가더구나.

그러니 너무 착하게 살지 말라.

지나치게 지혜롭게 굴 것도 없다.

그러다가 망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그렇다고 너무 악하게 살지도 말라. 어리석게 굴 것도 없다.

그러다가 때도 되기 전에 죽을 까닭이 없지 않는가?

한쪽을 붙잡았다고 다른 쪽을 버리는 것은 좋지 않다.

하느님 두려운 줄 알아야 치우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누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못 들은 체해 두어라.

네 종이 너를 욕하더라도 귀담아 듣지 말라.

너 자신도 남을 얼마나 욕했는지 모르지 않느냐?


착한 사람 악한 사람의 구별이 없는 세상

사람은 아무도 제 목숨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아무도 꺼져 가는 제 숨결을 붙잡지 못한다.

아무도 저 죽을 날을 마음대로 주장하지 못한다.

전쟁이 덮쳐 오면 벗어날 길이 없고,

악한 일을 하고 살아날 길도 없다.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온갖 일을 다 알아보려고 애쓰다가 나는 이 모든 일을 알아냈다.

남을 마음대로 주무르던 자는 때가 되면 화를 입는다.

그래서 악하게 살던 자들이 매장되는 것을 나는 보았다.


아무리 죄를 지어도 당장 죄를 받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나쁜 일을 할 생각 밖에 없다.

백번 죄를 짓고도 버젓하게 살아 있더구나.

하느님 두려운 줄 알아 하느님 앞에서 조심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잘 되어야 하고

하느님 두려운 줄 몰라 하느님 앞에서 함부로 사는 악인은 하루살이처럼 사라져야 될 줄은

나도 확신하지만

땅 위에서 되어가는 꼴을 보면 모두가 헛된 일이다.

나쁜 사람이 받아야 할 벌을 착한 사람이 받는가 하면

착한 사람이 받아야 할 보상을 나쁜 사람이 받는다.

그래서 나는 이 또한 헛되다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즐겁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이다. 하늘 아래서 먹고 마시며 즐기는 일 밖에

사람에게 무슨 좋은 일이 있겠는가?

그것이 없다면 하늘 아래서 하느님께 허락받은 짧은 인생을 무슨 맛으로 수고하며 살 것인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꼭 같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죄없는 사람이나 더러운 사람이나

제사를 드리는 사람이나 제사를 드리지 않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선한 사람이라고 해서 죄인과 다를 바 없고

하느님 앞에서 맹세를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맹세를 꺼려하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

모든 사람이 같은 운명을 당하는데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일 중에서

잘못되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사람이란 산 자들과 어울려 지내는 동안 희망이 있다.

그래서 죽은 사자보다 살아있는 강아지가 낫다고 하는 것이다.

산 사람은 제가 죽는다는 것이라도 알지만 죽고 나면 아무 것도 모른다.

다 잊혀진 사람에게 무슨 좋은 것이 돌아오겠는가?

사랑도 미움도 경쟁심도 이미 사라져 버려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어떤 일에도

간섭할 길은 영원히 없어진 것이다.

그러니 네 몫의 음식을 먹으며 즐기고 술을 마시며 기뻐하여라.

이런 일은 하느님께서 본래부터 좋게 보아 주시는 일이다.

언제나 깨끗한 옷을 입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라.

하늘 아래서 허락받은 덧없는 인생을 애인과 함께 끝날까지 즐기며

살도록 하여라. 이것이야말로 하늘 아래서 수고하며 살아있는 동안 네가 누릴 몫이다.

무슨 일이든 손에 닿는 대로 하여라. 저승에 가서는 할 일도 생각할 일도 없다.

깨쳤던 지혜도 쓸 데 없어진다.


젊은이들아

햇빛은 고마운 것, 해를 쳐다보며 사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불행한 날이 많을 것을 명심하고 얼마를 살든지 하루하루를 즐겨라.

사람의 앞날은 헛될 뿐이다.

그러니 젊은이들아, 청춘을 즐겨라. 네 청춘이 가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겨라.

가고 싶은 데 가고, 보고 싶은 것을 보아라.

그러나 하느님께서 네가 하는 모든 일을 재판에 붙이시리라는 것만은 명심하여라.

그러니 좋은 날이 다 지나고, 사는 재미가 하나도 없구나 하는 탄식소리가 입에서 새어 나오기 전,

아직 젊었을 때 너를 지으신 이를 기억하여라.


아들아, 한 가지 더 일러둘 말이 있다.

책을 쓰려면 한이 없는 것이니 너무 책에 빠지면 몸에 해롭다.


하느님 두려운 줄 알아 그의 분부를 지키라는 말 한 마디만 결론으로 하고 싶다.

이것이 인생의 모든 것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심지어 남몰래 한 일까지도

사람이 한 모든 일을 하느님께서는 심판에 붙이신다는 사실을 명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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