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의 서핑 강습을 들었다. 송정에서 2번, 다대포에서 3번. 어느덧 11월. 날씨는 추워지고 있었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진심으로 계속 서핑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강습은 끝났고, 같이 할 친구는 없고, 날은 추워지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대포 서핑샵에 다시 전화를 했다.
“혹시 2번 더 강습을 받을 수 있을까요?”
“다대포는 사실 겨울이 되면 파도가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업도 잘 안하고요. 강습을 여러 번 받으셨으니 이제 혼자 연습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는 막막했지만 서핑을 그만둘 수는 없었다. 혼자서 인터넷으로 서핑 정보를 찾아보니 서퍼들을 위한 카페가 있었다. ‘surf-x’라는 인터넷 카페이다. 가입해서 보니 엄청나게 많은 서핑보드 판매글이 보였다. ‘아~ 서핑인구가 이렇게 많구나.’ 그 까페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자유게시판’이랑 ‘알려주세요’ 부분에서 초보자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았다.
‘혼자 서핑’이라는 검색어를 넣었다. 거기에는 나 같은 사람들이 올려놓은 글들이 많았다. “혼자 서핑하러 가려는데 괜찮을까요?”, “혼자 서핑한 후기”, “수영 못해도 서핑할 수 있나요?”, “처음에는 제품을 사지 않고서핑보드랑 슈트를대여(렌탈)하는게 맞을까요?” 나는 그 글들을 다 읽었다.
내가 내린 결론- ‘용기와 열정만 있다면 혼자 서핑하러 갈 수 있다’
그런데 그 ‘용기’라는 거, 어려운 거 아닌가?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을 수 있다’라는 고리타분한 옛말이 있다. 용기를 내는 데에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얼마나 어려우면 저런 옛말이 생겨났겠나. ‘열정’은 있되 ‘용기’는 없었다. 매일 매일 히끼꼬모리처럼 인터넷으로 혼자서 서핑한 사람들의 후기를 읽으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엄청난 갑갑함을 느꼈다. 바다가 너무 보고 싶었다. 서핑을 안 하더라도 바다를 보러 가야 했다.
나는 다시 송정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어느덧 11월 중순이었다. 혹시나 해서 서핑샵에 미리 전화 해서 영업하는 것을 확인(서핑보드랑 서핑슈트 대여 가능)하고 차를 탔다.
결국 혼자 바다로 들어갔다.
외로워도 견뎌야지 다짐 했지만
바다는 나를 외롭게 두지 않았다
진심으로 하고 싶은 건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걸 그날 깨달았다.
* 이제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서핑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조금 설명충이 될 수도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