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급조절

by 로브믹

힘을 빼야, 비로소 멀리 나아간다


나는 '간절함'이라는 감정이 생기면 늘 힘이 들어간 사람이었다. 연애든, 일이든, 관계든 뭐든 잘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앞선 순간 그 간절함은 나도 모르게 긴장을 만들었다.


지금 돌아보면, 잘 풀릴 수 있었던 일들이 그 과한 에너지 탓에 삐끗하고 말았던 순간들이 있었으니까. 사람이 뭔가 간절히 원할 때, 그만큼 실수도 많아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힘이 너무 들어가면 정작 중요한 방향을 잃는다.


방향성

골프나 테니스에서도 마찬가지다. 힘으로 휘두르면 오히려 공이 나가지 않는다. 오히려 힘을 빼고 스윙의 흐름과 회전력을 살렸을 때 더 멀리, 더 정확하게 날아간다. 인간관계나 연애도 이 원리가 적용된다.


나는 연애할 때 늘 어떤 확신을 갖고 싶어 했다.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증명받고 싶었고, 관계의 모든 면에서 열심히 하려는 내가 상대보다 더 앞서 있었다.

그런데 관계라는 건 어느 한쪽이 너무 간절하면 균형이 깨진다. 한 쪽이 계속 쥐고 흔들고 확인하려 하면, 다른 한쪽은 점점 피로해진다. 사람 사이의 연결은 쥐고 있는다고 오래가는 게 아니다. 오히려 손에 살짝 걸쳐둔 모래처럼 너무 세게 쥐지 않을 때 더 오래, 안정되게 머무를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속도조절

간절함은 방향을 잡는 데까지만 필요하다.

그 이후엔 속도 조절이 중요하다.

너무 달리면 중심을 잃고, 너무 멈추면 타이밍을 놓친다


업무적으로도 그렇다. 4년 전 이 회사에 이직했을 때 온보딩도 교육도 없는 환경에서 오기로 버텼다. 힘을 잔뜩 주고 날 증명하려 애썼지만 그런 긴장감은 오히려 주변의 경계심을 더 자극했고 나를 고립시켰다.


힘을 빼야 비로소 멀리 나갈 수 있다.


완급조절은 결국 나를 지키는 기술이자 관계를 지탱하는 미학이다

애쓰는 걸 멈추란 말은 아니다.


언제 애쓰고 언제 멈출지를 아는 것이 성숙한 사람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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